69장. 몇 번이고 시작해도 되는 삶
예전의 나는 다시 시작하기 전에 조건을 달았다. 충분히 회복됐을 때, 완벽한 계획이 있을 때, 이번엔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그래야만 다시 시작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살다 보니 알게 됐다. 시작은 늘 준비된 사람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는 걸. 대부분의 시작은 불안한 상태에서, 아직 정리되지 않은 마음으로, 그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이루어진다는 걸.
ADHD의 나는 특히 시작 앞에서 오래 머뭇거렸다. 또 흐트러질까 봐, 또 포기할까 봐. 하지만 멈춰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멀어지는 건 자신감이었다.
다시 시작하는 데에는 자격이 필요 없다.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자주 생각했다. 이번이 첫 시작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약하게 만든다고. 이미 여러 번 해봤고, 여러 번 멈췄다는 이력이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바뀌었다. 처음이 아니라는 건 실패의 증거가 아니라, 살아온 흔적이라는 걸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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