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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자유로운 나를 찾아서, 인정 욕구를 버리다.

감정 기복에 흔들리지 않는 법

  인간의 삶 속에서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은 어쩌면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이기도 하고 인간관계에서 동력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시간을 보내면서 웃고 즐기는 순간, 우리는 기쁨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거나,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 우리는 깊은 슬픔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를 향한 사랑은 서로를 돌보고 지지하게 만듭니다. 불공정한 대우를 받을 때는 분노하기도 합니다.      

  감정 기복에 따라 흔들리며 사는 것이 어쩌면 인간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때로 감정에 치우쳐서 나의 일상생활의 기능 수행에 지장을 받는다면 그것은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감정 기복에 따라서 흔들리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려면 먼저 생리심리학적인 접근이나 이해가 필요하다. 감정의 변화는 단순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만이 아니라, 뇌와 신체가 상호작용하며 나타나는 생리심리학적 과정이기 때문이다. 기쁨, 슬픔, 사랑, 분노와 같은 감정들은 특정한 생리적 반응과 신경학적 변화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기쁨     

  기쁨을 느낄 때, 뇌는 주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합니다. 도파민은 보상 체계를 활성화시키며, 뇌의 쾌락 중심인 측좌핵(nucleus accumbens)을 자극합니다. 이로 인해 기분이 고양되고, 에너지가 상승하며, 긍정적인 감정이 유지됩니다. 동시에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도 분비되어 스트레스를 줄이고 고통을 완화시켜 줍니다. 이러한 신경화학적 작용은 기쁨을 느끼는 상황에서 우리가 더 적극적이고 활기찬 행동을 하도록 돕습니다.     


슬픔     

  슬픔을 느낄 때는 세로토닌과 옥시토신 수치가 감소하며, 뇌의 감정 처리와 관련된 부위인 편도체(amygdala)가 활성화됩니다. 슬픔은 신체적으로도 영향을 미쳐, 눈물이 흐르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박수가 느려지고, 신체가 무기력해지는 이유는 자율신경계의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슬픔은 감정적으로도 사람을 내향적으로 만들며, 더 깊은 성찰을 하도록 이끕니다.     


사랑     

  사랑의 감정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옥시토신은 '사랑 호르몬'으로도 불리며, 신뢰와 결속감을 증진시키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랑을 느낄 때 뇌의 **중격핵(septal area)**과 같은 부위가 활성화되며, 이는 평온함과 안정감을 유도합니다. 또한, 도파민 분비가 증가하여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기쁨과 행복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분노     

  분노를 느낄 때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이로 인해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며, 신체가 '싸움 혹은 도망(fight or flight)' 반응을 보이도록 준비됩니다. 또한, 뇌의 편도체가 과활성화되어 위협적인 상황을 더 크게 인식하게 되며, 이때 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활동이 억제되어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생리적 반응은 분노가 즉각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감정임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각 감정은 뇌의 특정 부위와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이 연관되어 있으며, 우리의 신체에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 감정이 우리의 행동과 생리적 반응을 이끄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감정 기복에 휘둘리지 않고 더 균형 잡힌 삶을 살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감정을 느끼고 그것에 따라 반응합니다. 하지만 감정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순간적인 기분에 이끌려 중요한 결정을 그르치거나 원하는 삶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감정의 기복에 따라 살지 않고, 감정을 통제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감정 조절의 필요성과 그 방법을 살펴보자.


1. 아들러 심리학과 감정 조절

  아들러의 심리학에서는 감정을 인간이 세상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중요한 도구로 본다. 아들러는 감정이 개인의 삶의 과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의 3가지 주요 과제—일, 사랑, 사회적 관심—을 제시했으며, 이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아들러는 인간이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면 삶의 과제를 보다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들러의 이론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과제 분리다. 그는 인간이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감정적인 혼란을 줄이고, 보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의 기대나 판단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여 감정이 흔들린다면, 이는 그 사람의 과제에 개입한 결과일 수 있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데에는 과제 분리가 필요하며, 이는 감정 기복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또한 아들러는 용기를 강조했다. 감정의 기복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감정의 부정적 흐름에 맞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감정이 기복을 이루는 이유는 많은 경우 두려움이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에서 비롯된다. 아들러는 용기를 통해 이러한 부정적 감정을 마주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때 비로소 우리는 감정에 덜 휘둘리게 된다.     


2. 긍정 심리학과 감정 조절 전략

  긍정 심리학은 감정 조절과 행복에 관한 연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문이다. 이 학문은 인간의 감정이 긍정적으로 형성될 때, 보다 건강하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마틴 셀리그만의 연구는 긍정적인 감정과 삶의 만족도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감정 조절의 중요한 기법으로 낙관주의와 감사를 꼽았다. 낙관주의는 삶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주며, 감사는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만족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유지함으로써 부정적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감정 조절의 또 다른 중요한 전략은 인지 재구성이다. 이는 상황을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게 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실수를 했을 때 "나는 무능하다"는 식으로 생각하기보다는 "한 번의 실수가 나의 전체 역량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해석하는 것이다. 이처럼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은 감정 기복을 줄이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방법이다.


  긍정 심리학에서 말하는 플로우(Flow) 상태도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된다. 플로우는 자신이 몰입하는 활동에 완전히 집중하게 되어 시간의 흐름을 잊고 심리적 몰입 상태에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상태에서는 감정 기복에서 벗어나고,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에 집중할 수 있다. 플로우를 자주 경험할수록 부정적 감정의 영향을 덜 받게 되며, 자신의 목표에 더욱 일관성 있게 다가갈 수 있다.   

  

3. 감정 조절을 위한 생리적 전략

  감정 조절은 심리적 전략뿐만 아니라 생리적 접근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명상과 호흡법은 감정 조절을 돕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명상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감정의 흐름을 관찰하면서, 그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훈련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명상은 뇌의 전두엽을 활성화하여 충동적인 감정 반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편도체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하여 분노와 같은 강한 감정을 줄이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호흡법 또한 감정 조절에 강력한 도구다.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감정이 극에 달할 때, 천천히 심호흡을 함으로써 자율신경계를 진정시킬 수 있다. 교감신경계의 활성화로 인해 심박수와 혈압이 높아진 상태를 부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안정시킬 수 있으며, 이는 감정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심호흡을 통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생긴다면 감정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다.      

  또한, 규칙적인 신체 활동도 감정 조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줄여준다. 특히, 걷기, 달리기, 요가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꾸준한 신체 활동은 감정 기복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보다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한다.     


4. 감정 조절을 위한 일상적 전략

  감정 조절은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기 성찰은 감정 조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신의 감정 패턴을 인식하고, 왜 그러한 감정이 발생하는지 원인을 분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 감정 일기를 쓰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루 동안 느낀 감정을 기록하고, 그 감정이 어떤 상황에서 발생했는지, 그 감정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감정의 패턴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규칙적인 수면과 건강한 식사도 감정 조절에 필수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은 부정적인 감정을 더 강하게 느끼게 만들며, 감정 조절 능력을 저하시킨다. 건강한 식사는 뇌 기능을 최적화하고,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과 같은 영양소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맞추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지는 감정 조절에 큰 역할을 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감정은 강렬하지만, 동시에 이 관계에서 나오는 지지는 감정 조절에 매우 유익하다.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 과정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조언을 받는 것은 감정을 통제하고, 더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다양한 전략들을 실천하며, 감정 기복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것이 성숙한 어른이 되는 길이다. 감정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요소지만, 그 감정에 의해 지배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결국, 감정은 우리의 삶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이지만, 그것이 우리의 행동과 결정을 좌우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하지만, 그 감정에 휘둘려 즉흥적으로 행동하면 장기적으로 후회할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감정 조절의 핵심은 순간적인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나의 목표와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신중히 판단하는 데 있다.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감정에 지배당하지 않고, 내 삶의 방향을 스스로 통제하며 나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은 나의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며, 진정한 자유와 성취감을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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