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병문안

by 이시정

병문안을 갔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었다.

첫번째 방문 때는 눈을 짧게 마주쳐 인사드렸고, 이번에는 눈을 감고 계셨다.

침대로 조심스레 다가갔다.

침대에는 사람이 없는 줄 알았다.

다리가 침대와 하나가 되어있었다. 내 팔목보다 마른 종아리가 존재감 없이 침대 위에 놓여져 있었다.

너무 작아서, 순간 보이지 않았다.


헐떡이며 거친 숨을 호흡하는 사람의 머리가 보였다. 호흡할 때마다 몸이 흔들렸다.

삶이 버겁다는 듯.

숨겨놓았던 숨들을 울컥울컥 내뱉는다. 이제 그 숨들이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수액을 맞아 개구리 발가락처럼 퉁퉁 부어있는 손과 발이 보였다.

깡마른 종아리와 비교되어 괴리감이 느껴졌다.

병에 걸리고 1년이 조금 지난 사람은 태초의 모습처럼 작아졌다.


눈을 뜨지도 못하는 누워있는 남자와 똑같이 생긴 남자가 그를 불렀다.

"아빠"

그렇게 그는 또 다른 자신을 남겨두고, 그렇게 오늘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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