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어니스트 헤밍웨이
손님은 보지 않는다.
매장 뒤 편, 문 하나 너머.
하지만 여기가 닫히면 모든 것이 멈춘다.
계란 상자가 쌓여 있다.
우유 박스가 벽을 이룬다.
잠시 뒤면 진열대로 나갈 물건들.
한 여름엔 40도,
땀으로 흥건해진 셔츠,
직원들은 분주히 드나든다.
그 땀방울이
상자에 떨어지고
카트에 실리고
진열대에 오르고
손님의 장바구니에 담긴다.
매장 뒤편에서
말없이 흐른 땀이
누군가의 식탁을 행복으로 물들인다.
창고는 말이 없다.
그저 묵묵히 쌓이고, 꺼내고, 다시 채운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오늘도 마트가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