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창고를 주제로 한 상생교향곡
제1악장-문학

제7편 조지오웰

by 신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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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 더하기 2는 4다


박 주임은 PDA 화면을 본다.

전산 재고: 50.

그는 고개를 들어 선반을 본다. 하나, 둘, 셋. 마흔여덟. 다시 센다. 마흔여덟.

50이 아니다.


박 주임은 화면을 다시 본다. 숫자는 변하지 않았다.

50.

시스템은 50이라고 말한다. 어제 입고된 수량, 오늘 판매된 수량, 남은 수량. 계산은 정확하다. 시스템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선반 위에는 48박스가 있다.


그는 생각한다.

그냥 50으로 넘길 수 있다. 아무도 모른다. 관리자도, 본사도, 시스템도. 2박스 차이. 내일 입고되면 묻힌다. 다음 주면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퇴근이 빨라진다. 사유서를 쓰지 않아도 된다.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박 주임은 다시 선반을 본다.

그는 키패드를 누른다. 4. 8. 입력.


삐빅.

$$재고 불일치 — 사유를 입력하세요$$

경고음이 울린다. 박 주임은 한숨을 쉰다. 이제 사유서를 써야 한다. 어디서 2박스가 사라졌는지 찾아야 한다.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한다. 귀찮은 일이다.

하지만 그는 입력한 숫자를 지우지 않는다.


없는 건 없는 거다.

48은 48이다. 50이 아니다.

시스템이 50이라고 말해도, 본사가 50이라고 믿어도, 선반 위에는 48박스가 있다. 그것이 사실이다. 그가 눈으로 본 것이다. 손으로 센 것이다.


매니저가 지나가다 묻는다.

"박 주임, 왜 아직도 여기 있어?"

"재고가 안 맞아서요."

"얼마나?"

"2박스요."

매니저는 잠시 박 주임을 본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다.

"찾아봐."


박 주임은 창고를 뒤진다.

반품 코너. 없다. 파손 처리함. 없다. 배송 대기 구역. 거기 있었다. 라벨이 잘못 붙은 2박스. 다른 품목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그는 박스를 제자리로 옮긴다. PDA를 다시 확인한다. 50. 이제 맞다.


오후 7시. 퇴근.

박 주임은 카드를 찍는다. 30분 늦었다. 2박스 때문에. 누군가는 바보 같다고 할 것이다. 그냥 넘기면 됐는데.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오늘 자신이 무엇을 지켰는지.


48은 48이다.

시스템이 뭐라고 하든.


그는 창고 문을 닫고 나온다.

바깥공기가 차갑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

그는 숫자를 지키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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