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편 앨프리드 히치콕
제목: 7번 선반
오후 4시. 창고.
재고 담당 한 씨가 PDA를 본다. 이상한 숫자가 떠 있다. 7번 선반, 3층. 재고 12개. 어제는 15개였다.
출고 기록이 없다.
그는 7번 선반으로 간다.
창고 구석이다. 조명이 어둡다. 형광등 하나가 깜빡거린다. 교체 요청을 세 번 넣었다. 아직 안 바뀌었다.
선반 앞에 선다.
3층을 올려다본다. 박스가 있다. 세어본다. 하나, 둘, 셋. 열둘.
맞다. 12개다.
3개가 없다.
한 씨는 주변을 본다.
바닥에 없다. 옆 선반에 없다. 반품 구역에도 없다.
사라졌다.
그는 CCTV 담당에게 간다.
"어제 7번 선반 영상 볼 수 있어요?"
"뭔 일인데?"
"재고가 안 맞아서."
모니터 앞에 앉는다.
영상을 돌린다. 어제 오후. 저녁. 밤.
7번 선반은 화면 구석에 걸쳐 있다. 반만 보인다.
밤 11시 47분.
누군가 지나간다. 그림자만 보인다. 얼굴은 안 보인다.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한 씨가 묻는다.
"저 사람 누구예요?"
"모르겠는데. 야간조 아니야?"
"야간조는 저쪽 구역 안 가요."
영상을 더 돌린다.
11시 52분. 같은 그림자가 다시 지나간다.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뭔가 들고 있는 것 같다. 확실하지 않다.
한 씨의 목이 뻣뻣해진다.
그는 7번 선반으로 돌아간다.
다시 본다. 박스 12개. 변한 것 없다.
바닥을 본다. 먼지 위에 발자국이 있다. 자기 것 말고 다른 것. 사이즈가 다르다.
등 뒤에서 소리가 난다.
발소리다. 가까워진다.
한 씨가 돌아본다.
동료 박 씨다.
"뭐 해? 여기서."
"아, 아니. 재고 확인하는 중이야."
"7번 선반? 거기 맨날 숫자 안 맞잖아."
"알아?"
"응. 예전부터 그래. 신경 쓰지 마."
박 씨가 지나간다.
한 씨는 그의 등을 본다. 그의 신발을 본다.
사이즈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한 씨는 다시 선반을 본다.
12개.
그는 PDA에 입력한다. '재고 불일치. 원인 미상.'
형광등이 깜빡거린다.
한 씨는 그 자리를 떠난다.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돌아본다.
7번 선반은 여전히 거기 있다.
어둡고. 조용하고. 3개가 빈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