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세계와 통행권

by 연우

그동안 나는 얼마나 많은 세계를 돌아다니며 살았을까.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넘어갈 때, 얼마나 많은 인연을 만나고 헤어졌을까.


한 세계에 들어갈 때마다 통행권 같은 것을 받았다고 한다면, 지금 내 손에는 몇 개의 통행권이 있을까.


오랜만에 여러 세계 사람들을 만나고 왔다.

서로 다른 세계에 있어도 모두 내 사람들.

나를 반가워하고 사랑하고 들여봐 주는 사람들.


문득 내가 그 세계에 내리 살던 때가 그리워졌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립다는 것은 어쩌면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이 세계에 속하는 사람이 아니어서일까. 이젠 통행권이 아니라 방문증을 들고 와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슬프지도 않고, 화가 난 것도 아니고, 우울하지도 않은데, 그냥 그랬다.


지금 나는 또 다른 세계에 들어와 있다. 엄청난 세계에.

그러면서 자유롭게 오가던 다른 모든 세계의 통행권을 전부 반납했다.


아기는 그만큼 크고 귀한 나의 세계다. 그래서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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