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엄마와 젊은 엄마

엄마한테 말하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나서.

by 연우

아기랑 하루 종일 집에 있다가, 나만 쳐다보는 아기를 보다가, 문득 엄마가 생각났다.


시댁 단칸방에서 단둘이 아기와 시간을 보냈다는 우리 엄마. 아기 아빠는 밤까지 일을 하고, 늦게 늦게 들어왔다고 했다.


저도 같이 기다리는지, 덩달아 잠도 안 자더라는 아기와 잠 못 자며 밤새 기다렸다고 했다.


넓은 내 집에서 마음 편히 아기랑만 있어도 외롭고 서글플 때가 있는데, 어린 엄마는 오죽했을까.


그 방에는 엄마랑 아기 둘 뿐이었다.

우리는 정말 한 팀이었을 텐데. 내가 엄마만 뚫어지게 보던 날들이 있었을 텐데.


어느 날엔가 모든 기억을 잊어버리고, 등을 돌리고, 내 얼굴도 자세히 못 보게 했지.


우리는 한 팀이었는데, 내가 먼저 배신했다.


엄마는 여전한데, 나만 자꾸 변해버렸다.

이제야 그에게 미안하다.


내 아기가 잊었던 기억들을 불러오는 것만 같다.

나도 이제 젊은 엄마가 됐는데, 내 아기가 꼭 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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