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에 사는 양관식과 오애순

by 연우

결혼 후 연고가 없는 충남에 내려와 살고 있다. 고맙게도 여러 친구들이 나와 아기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와주었다.


한 달 동안 매주 손님을 맞이하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있다.


결혼 정말 잘했다고, 둘이서 아기 키우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특히 남편이 정말 좋은 사람 같다고.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이 따로 없다는 말을 해주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는 그저 우리 가족을 좋게 봐주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유튜브에 폭싹 속았수다 한 장면이 뜨길래 오랜만에 봤다.


작은 아파트로 이사 가던 날, 속이 상해 있는 아내를 위해 꽃으로 집을 칠갑해 주던 관식이. 처음 그 장면을 보았을 땐 투박하긴 해도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참 귀하다고 느꼈는데, 오늘은 애순이가 눈에 들어온다.


투박하고 귀한 마음을 귀하게 받아주는 것. 그 마음을 오롯이 알아주고, 눈물 나게 감사해하고, 그래서 결국에는 그 마음 하나로 행복해하는 것.


어쩌면 나는 내 남편이 양관식 같다는 말에만 취해서, 내가 오애순인가 하는 생각은 전혀 못 한 듯싶다.


나도 애순이가 되어야지. 그래야 내 옆에 이 사람이 계속 계속 양관식 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