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불혹에 결혼하기

저는 비혼주의가 아닙니다.

by 김주시

직원이 갑자기 물었다.

"OO님은 비혼주의신가요?"


나는 비혼주의가 전혀 아니다. 20살 이후부터 거의 쉰적이 없이 연애를 해왔고, 늘 그들과 결혼을 상상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그가, 혹은 내가 이별을 고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흐르다 보니 39세가 되었을뿐.

30대 중반까지는 왜 결혼안해. 얼른해 정도의 잔소리를 많이 들었다. 친구들부터 가족들, 처음 보는 사람까지도 툭툭 던지던 스몰톡이다. 30대 후반이 되어 불혹을 앞두게 되자 그런 잔소리마저 사라졌다. 무언가 말하기는 어려운 큰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 생각하는 듯했다. 드문드문 들어오던 소개팅마저 없어지고 마침 코로나까지 겹쳤다. 사람을 아예 못만나게 된 것이다.

혼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매일 읽는 책이 늘어났고,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운동을 했다. 그 어느때보다 평화롭고 행복한 나날이었다. 책임져야할 것이 나뿐이었다. 한없이 가볍고, 자유로웠다. 그래 이런게 바로 행복이지. 얼마든지 이렇게 살수 있겠어.


40세가 되던 해의 1월 1일. 그 해의 계획을 세우다 갑자기 그런 의문이 들었다. 60세의 새해 첫날 나는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혼자여도, 누군가 함께여도 그럴수 있었다. 그런데 최소한 "40세때 이걸 왜 안해봤지" 라는 후회가 드는것만큼은 정말 끔찍했다. 결혼생활,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라고, 평생 궁금해하며 살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최소한 60세에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올해를 보내보자. 결혼은 내가 원한다고 되는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후회없을 정도의 노력을 해보자.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다짜고짜 내뱉은 첫번째 말.

"나는 올해 결혼을 하겠어! 아니 최소한 하려고 모든 노력을 다해보겠어!"

내 스스로에게 전하는 다짐같은 그 말을 위해 불혹에 결혼(노력)해보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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