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볼, 정말 재미있어요?
슬기로운 시골생활 / 게이트볼 수련기(1)
오늘은 모두 4게임을 쳤다. 한 게임은 본 게임에 앞선 연습게임이었고 본 게임은 3게임을 치렀다. 내가 속한 팀은 오늘 4게임을 전승했다. 속된 말로 ‘기분이 째질’ 것 같았다.
내가 요즘 즐기고 있는 스포츠는 ‘게이트볼(Gate ball)’이다. 게이트볼은 젊은 층도 많이 치지만 주로 노년층이 즐기는 실버 스포츠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중장년층에서 노년층의 연령대가 많다.
게이트볼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막대기(채, 스틱)로 공을 쳐서 관문(gate)을 통과시키는 경기”이다.
고대로부터 막대기로 공을 치거나 게이트를 통과시키는 경기는 여러 나라에서 존재했다. 중국의 ‘추환’, 한국의 ‘격방’, 서양의 골프나 ‘크로케’, ‘크리켓’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격구나 서양의 폴로와 같이 말을 타고 관문(gate)을 통과시키는 방식도 있다.
게이트볼의 기원은 크로케(croquet)에서 찾을 수 있다. 크로케는 1300년대 남부 프랑스 농부들의 놀이에서 기원하였다고 한다. 이 놀이는 버드나무 가지를 구부려 철주문을 만들고, 양치기의 지팡이를 닮은 갈고리가 달린 나무망치를 가지고 공을 철주문 안으로 쳐서 통과시키는 놀이였다. 이러한 놀이를 프랑스에서는 페일메일(paille maille)로 불렸는데 이 놀이가 17세기 이태리와 스코틀랜드 등 유럽 여러 나라에 전파되고 영국에서 크로케란 명칭으로 불려졌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의 게이트볼 경기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은 일본이었다. 스즈키 가즈노부(鈴木和信)는 1947년 2차 대전 패전 이후 어린아이들을 위해 손쉽고 건전한 놀이로 나무가 많은 홋카이도의 특성을 고려하여 경기용구와 홈볼, 관문을 만들었고 처음 게이트볼이라고 이름 붙였던 것이다.
게이트볼이 일본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게 된 것은 1980년대 초반부터이며 일본 게이트볼 연합이 설립되면서 체계적인 보급 및 활성화가 되기 시작하였다. 1985년 9월 26일에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미국 (하와이), 브라질 등 6개국이 모여 세계게이트볼연합을 설립하고 1986년에는 제1회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했다.
현재는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페루, 파라과이, 브라질, 볼리비아, 싱가포르, 홍콩, 마카오, 호주, 뉴질랜드,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우루과이 등이 세계연합에 가맹되어 있는 국제적인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처음 게이트볼을 목격한 것은 벌써 10여 년도 전의 일이다. 우연히 공공 게이트볼장을 지나면서 경기모습을 지켜보았는데 당시에 느낀 생각은 “재미는 있겠지만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하겠다”라는 생각이었다. 사실 게이트볼은 과격하지 않고 운동량이 많지 않아 주로 노년층의 스포츠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던 게이트볼이 내게로 훅 치고 들어오는 계기가 있었으니 같은 마을에 사는 덕기 형님 덕분이었다. 그 형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게이트볼 운동을 하러 다니시는데 아주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것이다. 나는 구경 한번 해보겠다고 덕기 형님을 따라나서게 되었다.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