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by 강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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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릴 적 작은 지역을 대표하는 수영선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부모님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며 더 몰두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땐, 매주 금요일이 자유수영이었다. 훈련 없이 그저 물놀이를 즐겼다. 코치가 한번 바뀌었고, 자유수영은 없어졌다. 훈련의 양은 더욱 늘었다. 하나둘 그만두는 친구들이 생겼다. 두 번째 코치가 바뀌었을 땐, 훈련이 체계적으로 바뀌었고 개인의 단점을 보완하는 훈련이 늘었다. 어느샌가 내 고향은 도에서 항상 우승을 하고 있었다.


도입부, 주인공인 ‘빌리 빈’이 스카우터들과 회의를 한다. 빠져나간 핵심 선수들을 어떻게 메꿀 것인가에 대한 토의가 한창이다. 스카우터들에게 좋은 선수로 평가받기 위해선 시원한 타구폼과 힙업된 엉덩이, 심지어 아름다운 여자친구가 있는가(?) 이다. 빌리는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우연히 타팀 보좌관인 ‘피터’를 만나며 그와 함께 야구계에 변화를 이끄는 것이 주내용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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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우리는 변화를 마주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마주한다. 스카우터들은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을 무시하는듯한 빌리에게 악담을 하며 구단을 떠나고, 감독은 기싸움을 하며 언론은 날선 공격을 퍼붓는다. 변한 상황에 기회를 받은 선수들은 묵묵히 기다리고, 따르기도 한다.


‘머니볼’은 야구계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지만, 비단 야구가 아닌 인생 전반에 걸쳐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변화는 늘 일어난다. 그것이 선형적인 변화이던, 돌고 도는 변화이던 지금 이 시간에도 늘 일어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오늘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우리는 이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변화는 보통 소수의 의견에서 시작된다. (종종 이것을 진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회에 어떤 부조리를 느끼거나 더욱 효율적인 방안을 찾았을 때, 가끔은 더욱 미적인 것이 나타났을 때, 사회는 변화한다. 수많은 분야에서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동안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보수적인 가치를 지킬 것인지, 변화의 바람에 더욱 몸을 맡길 것인지.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어떤 부분은 보수적으로, 어떤 부분은 진보적으로 취사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늘 유연하고, 공부하며 생각이 다르다고 남을 배척하지만 않으면 될 뿐이다.


그런 면에서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 시키려는 단장 ‘빌리 빈’의 행보는 인간적으로 또 리더로서도 입체적인 모습을 보인다. 영화의 결말은 ‘결국 야구계가 변화하기 시작했다.’로 맺어지지만, 한 인간인 빌리 빈은 능글맞으면서도 가끔은 감정적으로, 독단적이면서도 딸의 물음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변화를 이끄는 리더도 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변화에 혼란스러워하는 우리에게도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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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조금 과장을 보태 브래드 피트의 1인극과 같은 느낌이다. 2시간의 시간 안에 한 시즌에 펼쳐진 트레이드, 경기 등 다양한 사건 속 빌리 빈 단장의 다양한 감정과 리액션을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반복되는 야구계 사건 사이에 반복되는 리액션이 관객을 지루하게 할 수 있었지만, 피트의 ‘내면의 분노를 느끼면서도 겉으로 태연하게 행동해야 하는 단장’을 소화한 연기는 감탄을 자아내고, 빌리 빈 개인의 역사와 2002년 메이저 리그를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빌리 빈의 행보를 관객들에게 이해시켜 지루하지 않은 작품이 되었다.


변화는 늘 두렵다. 나 역시 코치님이 바뀔 때마다 답답했고, 겁이 났다. 그러나 상술하였듯 변화는 필연적인 것. 영화는 변화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렇지만 영화 속 나이 든 스카우터들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들의 경험과 고집 역시 성공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오늘날에도 스포츠는 숫자가 전부가 아니다. 수많은 기적들이 있고, 그렇기에 우리도 영화와 같이 스포츠를 보며 울고 웃는 것 아니겠는가. 보수는 아름다운 것이고 지켜야 할 것이다. 동시에 진보는 쿨하고 추구해야 할 것이다. 선택은 우리의 몫. 변화의 물결에 던져진 우리는 오늘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이래서 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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