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QQ와 SOXX, 같이 들고 가는 게 의미가 있을까

상관계수 0.85, 분산투자라 부를 수 있을까?

by 코젤

QQQ와 SOXX를 둘 다 사면 분산이 된다고 생각했다. 직접 데이터를 본 후 그 생각이 깨졌다.

미국 ETF에 투자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조합 중 하나가 QQQ와 SOXX다. 둘 다 기술주 중심이고, 둘 다 장기 수익률이 좋다. 그래서 "둘 다 사면 안전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분산 효과가 정말 있는지, 아니면 그냥 비슷한 걸 두 번 사고 있는 건 아닌지 숫자로 확인해본 적이 없었다. 직접 뜯어봤다.


두 ETF는 거의 같이 움직인다

먼저 상관계수부터. QQQ와 SOXX의 최근 10년 상관계수는 약 0.80~0.85다.

상관계수 1이 완전히 똑같이 움직이는 거고, 0이 완전히 무관한 거다. 0.80은 사실상 같이 움직인다고 봐야 하는 수치다. QQQ가 오르면 SOXX도 오르고, QQQ가 빠지면 SOXX도 더 크게 빠진다. 분산을 위해 두 개를 샀는데, 분산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상위 종목도 겹친다

chart2_holdings.png QQQ vs SOXX 상위 10개 종목

QQQ 상위 10개와 SOXX 상위 10개를 직접 비교했다. 겹치는 종목은 두 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다.

QQQ에서 엔비디아는 비중 1위(8.8%)고 브로드컴은 5위(3.6%). SOXX에서 브로드컴이 1위(8.4%)고 엔비디아가 2위(7.7%). 두 ETF 합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두 종목이 정확히 겹친다.

QQQ는 정보기술 50%, 통신 15.4%, 임의소비재 12.5% 등으로 분산돼 있고, SOXX는 100% 반도체다. 둘이 겹치는 부분은 반도체 섹터, 그중에서도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두 종목이다. 그 두 종목이 두 ETF의 핵심 동력이다. 다르게 생긴 ETF 두 개를 샀는데, 실은 같은 두 회사에 두 번 베팅한 셈이다.


10년 백테스트, 숫자가 말해주는 것

chart1_backtest.png QQQ vs SOXX 포트폴리오 비교

최근 10년(2016~2026) 백테스트 결과다.

QQQ 100%: 연평균 18.5%, MDD -35%, 변동성 19%

SOXX 70% + QQQ 30%: 연평균 24%, MDD -42%, 변동성 26%

SOXX 100%: 연평균 25.5%, MDD -45%, 변동성 29%

수익률은 SOXX가 압도한다. 10년간 연 7%포인트 차이는 복리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격차다. 그런데 그 대가도 명확하다. 변동성이 1.5배에 달하고, 하락장에서 -45%까지 빠진다.

SOXX 70 + QQQ 30 조합은 단독 SOXX 대비 수익률이 1.5%포인트 낮은 대신 MDD가 3%포인트 줄고 변동성도 약간 낮아진다. 분산 효과는 있지만 미미하다. 두 ETF 상관계수가 0.8 이상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결과다.


그래서 같이 들고 가는 게 의미 있는가

QQQ와 SOXX를 둘 다 사는 건 분산이 아니라 기술주에 두 배 베팅하는 것에 가깝다. 진짜 분산을 원한다면 채권, 금, 비미국 주식처럼 다른 자산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같이 들고 가는 게 무의미하진 않다. QQQ는 빅테크 전반을, SOXX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깊게 노출시켜 준다. 둘 다 들고 간다면, 그건 분산이 아니라 기술주 안에서 반도체 비중을 더 높이는 선택이다. 같은 행동이라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본인의 포지션이 달라진다.


나는 SOXX 비중이 더 크다

이 데이터를 보고 내가 어떻게 들고 있냐. SOXX가 QQQ보다 비중이 더 크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 반도체가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라고 본다. 클라우드, 자율주행, 데이터센터 — 결국 반도체가 받쳐줘야 굴러간다. 산업 진입장벽도 높고, 상위 몇 개 기업이 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다.

둘, 변동성이 큰 만큼 기대 수익률도 높다고 봤다. SOXX 단독의 MDD -45%는 무거운 숫자지만, 적립식으로 접근하면 그 변동성이 매집 기회가 된다. 수익률 25.5% vs 18.5%의 격차를 보면,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다면 SOXX 비중을 늘리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물론 이건 내 판단이다.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거나 AI 수요가 기대만큼 안 나오면 이 포지션은 비싼 대가를 치른다. 그래서 100%는 아니고 SOXX 70%대로 가져가고 있다. 분산은 미미하지만, 전부 한 곳에 걸지 않는 정도의 안전장치는 둔 셈이다.


다음 글에서는 20대가 배당주를 사면 30년 뒤 얼마를 잃게 되는지, 배당 ETF의 기회비용을 숫자로 따져보려 한다.



이 글은 과거 데이터 기반 분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추천하지 않습니다. 백테스트 데이터: 2016~2026 / ETF 구성 데이터: 2026년 4월 기준

매거진의 이전글S&P500, 140년 만에 두 번째로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