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사람들이 있다. 이들 대부분 자신들의 온도를 모른다. 나의 뜨거움을 모른다는 것은, 상대방의 온도 또한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미지근함을 인정하지 못한다. 인지하기도 어렵다. 내가 뜨거우니, 나에 비해 너는 차갑다는 식이다. 뜨거움은 뜨거움만을 갈망한다.
뜨거운 사람을 감내하기 위해서는 뜨거움에 대한 인내력이 있어야 한다. 그 뜨거움을 오롯이 받아줄 수 있어야 하는 이가 뜨거운 이를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뜨거운 사람은 상대방의 차가움을 품기 힘들다. 뜨거움이 식길 바라는 것보단 상대방이 뜨거워지길 바라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방법일 테다.
뜨거운 사람과 뜨거운 사람이 만나면 모 아니면 도일수가 있다. 뜨거움과 뜨거움이 만나 엄청나게 고온인, 그들만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고, 반면 뜨거움과 뜨거움의 마찰로 인해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번져 파멸을 맞을 수도 있겠다.
그래도 뜨거움이 차가움, 또는 미지근함과 만나는 것보다는 뜨거움과 뜨거움이 만나는 것이 더 현명해 보인다.
나는 뜨거움을 기피한다. 만지면 어떠한 체온도 느낄 수 없는 뜨뜻미지근한 인간이고 싶다. 왜냐면 뜨거우면 불편하니까. 그냥 뜨겁잖아. 격정적인 온도보다는, 그저 자극적이지 않은 편안한 온도이고 싶다.
그러니까 뜨거운 사람은 뜨거운 사람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