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영원을 소망한다

by 봄날의 앤

살다 보니 어떠한 것들은 깨닫고 나면 영원히 반복하지 못하게 된다. 철없이 촐싹대던 말투와 태도는 어른스럽지 못하다. 하고 싶은 것과 해도 되는 것을 구분하고 나면 남는 건 그리 많지 않다.


내 어린 시절을 닮은 친구들을 볼 때면 나도 저 땐 저랬지, 귀여워 미소 짓지 않을 수가 없다. 문득 산타 할아버지와 빙봉에게 감사를 전하는 내 모습을 미워해 보기도 한다. 마냥 사람 좋아 꼬리치던 과거는 고요하되 진중하게, 도르르 눈알을 굴리며 계산하는 잽싼 현대사회인이 되었다.


눈에 선한 것은 너무 멀어져 왔다는 방증이겠지. 내 안의 감정들 사이, 열띤 토론의 결과로 남을 것과 버릴 것이 정해진다. 이번 달의 기억구슬은 무얼까. 현저히 줄어드는 구슬 수를 바라보며 이번은 부디 관대하길 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의 소중함을 습관적으로 되뇌어 본다. 현재 가진 마음이, 감정이, 그들이 결코 영원하지 않을 걸 알기에 영원을 자꾸만 바란다. 어쩌면 우리가 대비해야 할 것은 내일의 과업이 아니라 곧 변모할 이 순간의 온기일 수도 있겠다.


괜스레 산타 할아버지와 빙봉이 그립다.



때가 되면 우린 모두 어디론가 사라질 거잖아.
난 어쩌면 분주한 사람들 틈에
더 가만히 있는 법을 배웠어.
(노래 이고도의 mouse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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