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수는 아직 열다섯
2024년 10월 18일.
브런치 스토리에서 작가로 등록된 내가 첫 글을 올린 날이다.
글을 올린 본인으로써 뜻깊다면 뜻깊은 그런 날이지만, 그 당시의 나는 매우 여리고 어려서 뭣도 모르고 글을 올렸던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열여섯의 미지수에게도 목표는 있었다. '나의 우울증 일지'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아픔을 정리하며 한층 더 성장하고 싶다는 다소 미약한 목표였다. 물론 그 목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지만 말이다.
이유이며 목적
꽤 많이 이야기한 것 같지만, 나는 13살 때 처음으로 정신과에 가서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때 처음 간 정신과는 4년 후인 지금까지 꾸준히 다니고 있고, 현재 나의 병명인 '청소년 우울증'은 아마 사라진 듯 보였다. 그러나 불안장애는 여전히 남아있었고, 올해 여름에는 '공황장애'까지 추가되었다. 그 속에서 나는 글을 쓰지 못했으며 만약 쓰더라도 정체성을 잃은 듯 보여 이리저리 치이는 대로 다니는 나그네가 되어 있었다. 그것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이며 목적이었다.
옛 과거의 미지수들
과거 나는 '나의 우울증 일지'라는 글을 그려가며 나의 아픔을 녹아내리려 했다. 그러나 그 미약한 바람은 얼마 가지 않아 사라졌고, 나는 다시 아픔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많이 흔들리고, 꺾이고, 부서졌더란다. 그럼에도 나는 이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 여전히 살아있고, 과거에서 살아남았다. 그렇게 한 차례 몰려온 파도에 몸을 다치고 살갗이 까지는 경험을 하고 나니 다시금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의 '우울증'. 이건 열세 살의 미지수가, 열다섯의 미지수가 자꾸만 생각나는 탓이었다. 그래서 나는 열일곱이 되어서야 과거 미지수들의 바람을 이루어 주고자 한다.
회상하는 그런 어른
이 글은 나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다룬 글이고, 그런 글들의 모음집이다. 나는 이 글과 이다음 올라올 글들에서 열셋의 미지수부터, 현재 열일곱의 미지수의 이야기까지 한 번에 다룰 예정이기에. 누군가의 민낯을 보듯이 얼굴이 화끈거리고, 너무나도 적나라한 속마음에 손이 떨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지금 이 글과 그다음의 글들로 나의 아픔을 풀어내어 흘려보내고 싶다는 것을. 이제 더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다가온 나의 아픔에 '그래, 이랬었지.' 하며 회상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그러니 이제 이 글로써 나의 아픈 기억을 끝맺고 싶다는 바람이다.
끝으로
오늘도 함께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나의 글들을 꾸준히 봐주시고 라이킷을 해 주시는 몇몇 분들의 이름은 외워둘 정도이니, 어찌 감사인사를 안 하겠는가. 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에는 두 아들의 아버지도 계시고, 투자를 하는 청년도 계시고, 심플을 좋아하시는 분도, 무언가를 걷고 계시는 분도 존재한다. 꼭 이 분들이 아니더라도 나의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표하는 바 이기도 하다. 그러니 앞으로의 미지수들의 이야기도, 그간 미지수들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길 바라며 이만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