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시작하는 중입니다.

글과 수집의 시작점_프로토콜 연희

by Monogray

지난달, 한 주의 기분이 담긴 그 날의 카페가 담긴 글을 쓰겠다고 다짐한 뒤 한 달이 넘도록 글을 작성하지 못했습니다. 평일에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주말에는 잡아 놓은 약속이 많았다는 핑계로 고작 1시간 남짓한 시간을 할애하는 이 글 한편을 쓰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한심하게도 말이죠.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제가 느끼는 저 말의 의미는 나머지 반을 채우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입니다. 시작이라는 반을 채웠다는 것에 안주하여 나머지 반을 언제든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스스로에게 시작만큼 뒤에 따라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말 같습니다.


첫 글을 쓰고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쓰고 카페를 수집하는 것이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최근에 많이 가는 대흥역의 나이스 워크 투데이 /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공간으로 생각하는 영등포의 리브레리 / 동네에서 우연히 찾게된 불광역의 프리롤까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지만 이 모두가 이 글의 시작점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거슬러 올라간 끝에 기억난 곳은 연희동의 프로토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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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토콜은 저에게는 적지않은 충격을 준 공간이었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가지 않아도 혼자서 각 테이블에 배치된 개별 콘센트를 가지고 오랫동안 앉아있어도 되는 작업에 특화된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물론 주말이나 웨이팅때는 3시간의 제한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때부터 혼자서도 찾아갈 수 있는 공간, 그 곳만의 특색을 가진 카페를 찾아다니고 하나씩 모아나갔습니다. 작업을 하기 좋은 공간, 이야기 하기 좋은 공간, 음악을 듣기 좋은 공간, 뷰가 좋은 공간까지 각각의 특색은 그곳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스스로 표현하고 있었고 이런 것이 강한 공간일수록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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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간을 보면서 나 역시도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공간에서 스스로의 태도를 가다듬는 것이 조금은 웃길수도 있겠지만 공간안에는 이것을 만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과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공간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이 곳을 만든 누군가의 생각을 배운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스로를 더 표현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한 지 한 달, 각각의 공간은 그 곳에서 스스로를 표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저는 그 시작 이후 잠시 허물어져 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를 표현하고 나의 취미를 공유해야겠다고 생각한 그 공간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공간임은 다시 시작을 말하는 저에게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그 공간에 갈때마다 새로움을 느끼고 새로운 시작을 생각한다면 그 공간은 언제나 새로운 공간으로 인식될 테니까요


그렇게, 시작을 다시 시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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