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먼저 교육과 훈련을

데스크들에게 고함(1)

by 가을하늘

보다 나은 재난방송을 위하여 작게는 ‘사사종’을 바꾸고, 콘텐츠를 바꾸고, 관행을 바꾸는 일에서부터, 크게는 시스템과 워크플로우를 바꾸는 일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자는 ‘데스크’다.

데스크는 각 현장을 지키는 기자들의 취재를 지휘하고, 보도의 방향을 잡고, 의제를 조율한다. 물론 일선의 기자들이 뉴스의 대부분을 만드는 것 같지만, 뉴스와 뉴스, 아이템과 아이템을 엮고, 키우고, 줄이고, 묶고, 조율하는 데스크 고유의 역할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때때로 그 역할이 개별 기자들의 역할보다 더 중요하다. 특히 재난방송은 기자 개개인의 개인기보다 조직력과 전략,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조합하고 리드하는 데스크가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데스크들은 현장의 후배 기자들이 흔히 부닥치는 문제들을 대부분 소싯적에 경험해 봤다. 후배들의 고민을 비교적 잘 알고 있다. 콘텐츠와 관행을 바꿀 수 있는 안목도 현장의 기자보다 넓고, 경영진에게 바꿔야 할 시스템과 워크플로우를 어떤 방향으로 바꿀지 설득할 수 있는 위치이다. 데스크들의 의지만 있다면 무엇이든 바꾸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

물론 현재의 데스크들이 한창 현장을 뛰던 시절은 지금처럼 그리 인권 감수성이나 성인지 감수성, 재난 감수성이 높지 않던, 상당히 ‘야만적’인 시대였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칫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것을 절대시 하여 이를 후배에게 그대로 전수해 주려다가는 한낱 ‘꼰대’의 부질없는 잔소리로 치부될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데스크들의 각성이 필요하고, 교육이 필요하다. 데스크들에게 재난보도와 재난방송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주는 곳이 별로 없다는 게 난제이긴 하다. 일반 직원이나 평기자들을 위해서는 간혹 있으나, 데스크를 위한 것은 찾아보기 어렵다.

권장할 만한 방법은 실전 같은 ‘훈련’을 많이 해보는 것이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훈련을 제대로 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특히, 미국이나 일본처럼 재난이 자주 있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갑자기 돌발적으로 재난이 발생할 때 숙달된 대응으로 재난방송을 잘하기 위해선 훈련을 자주 하는 수밖에 없다. 이는 챗 GPT에게 물어봐도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그럼, 훈련은 어떻게 많이 해보나? 이것도 한두 사람만 훈련을 해서 될 게 아니라, 실제와도 같은 훈련을 하려면 실제와 유사한 시나리오를 짜서 보도국과 뉴스제작진, 엔지니어 등 재난방송 유관 부서 직원 전체가 동시다발로 같이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위와 아래, 옆을 연결할 수 있는 ‘데스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상당히 어려운 일이긴 하나, 종합편성채널은 아주 가끔 불시에 찾아오는 재난에 대응한 재난방송 훈련을 하지 않고서 절대 '숙달'을 기대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은 KBS에게 이런 훈련을 정기적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NHK는 재난에 대비한 모의훈련을 무려 ‘매일’ 심야에 하고 있다.

다시 데스크들에게 고한다. 재난보도가 바뀌고 재난방송이 바뀌는 건 상당 부분 데스크의 의지에 달렸다. 교육과 훈련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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