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수필집을 발간하게 되어 소개합니다.
책소개
펭귄을 만나러 가기 위해 열심히 살아질까 모르겠지만 약속이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세파에 시들어 가도 내일의 약속은 기다림을 준다.
서평 소개 - 장미숙 수필가
《펭귄 만나러 가자》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마다 선명한 주제를 제시한다. 1부에서는 주관과 객관을 오가며 부모님의 삶, 즉 근원적인 고통의 뿌리에 접근하려 애쓴다. 2부는 여행을 통해 주관이 아닌 객관의 삶을 들여다본다.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우리를 위해 산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3부는 자연의 성실함과 일상의 가치 속에서 자신의 삶을 되짚는다. 무릇 생명을 가볍게 보지 않고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사색의 깊이가 묻어난다.
4부는 드라마나 책에 담긴 메시지를 분석하며 무엇이 옳은 삶인가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대사 한마디에 함축된 생의 진실을 캐내듯 작가의 시선이 매우 날카롭게 번득인다. 5부는 사람들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과 오해, 그리고 이해를 통해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무엇하나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는 모순의 세계가 바로 세상이 아닌가. 그런 세상 속에서 자아는 끊임없이 갈등한다. 신체의 부자유함이 주는 불편함조차도 낱낱이 되짚는 작가의 시선이 섬세하다.
임미리 작가의 글은 파토스와 에토스가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문장을 추구하며 독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설득술인 파토스를 통해 작가는 끊임없는 자신의 언어를 탐구하고 조탁한다. 일상의 틀에 갇혀 굳어 버린 사유를 두드리고 달래 넓은 세계로 이끄는 솜씨가 탁월하다. 또한, 의식을 통해 에토스를 형성한다. 수사적이고 문학적으로 텍스트에 반영된 화자의 성격을 뜻하는 에토스, 즉 얼마나 신뢰가 가는 사람인가를 따져 볼 때 작가의 사유에 나타난 성격은 이를 반영한다.
무엇보다도 감동이 작품의 전면을 아우른다.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게 아닌, 삶 속에서 몽글몽글 솟는 감동이다. 수필은 일상의 작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창조적으로 재구성하여 또 다른 하나의 세계를 구축한다. 그 세계는 현실이지만 현실이 아니고, 과거지만 과거가 아닌 시공간을 넘나들며 누군가의 감성에 안착한다. 글을 읽고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인다면 독자가 화자의 시간 속으로 스며든 것이다.
기억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기억은 생명을 얻기도 하고 폐기되기도 한다. 어떤 기억도 사진처럼 정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사진보다 기억을 재현한 글이 감동을 주는 건 화자의 감성이 고스란히 글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임미리 작가의 글에는 볼수록 정이 가는 따뜻함이 서려 있다. 지친 마음이 평안을 찾는 처소라 할 수 있겠다.
저자 및 역자소개
임미리(지은이)
전남 화순 출생으로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수필 창작 글쓰기 과정 전담 강사로 봉사하고 있으며, 화순군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8년 《현대수필》, 《열린시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물고기자리》, 《엄마의 재봉틀》, 《그대도 내겐 바람이다》, 《물 위의 집》이 있고 수필집으로 《천배의 바람을 품다》, 《나는 괜찮습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 《동주와 주례 사이》가 있다.
최근작 :<펭귄 만나러 가자>,<물 위의 집>,<나는 괜찮습니다 당신도 괜찮습니다>… 총 11종(모두보기)
책소개
모과를 닮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 모과처럼 익어 가고 싶다. 늙음으로 얼굴에 주름살이 가득 차도 향기를 발하고 싶다. 냄새도 없이 단단해질 수 있다면, 향기만을 간직한 채로 생을 마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의 모든 것과 결별하고 더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천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화석이 되길 소망한다.
- 〈모과를 닮고 싶다〉에서
얼마나 더 비워 내야 오래된 기억을 퍼 올리지 않아도 살아질까. 텅 빈 우물처럼 나를 말려 온전히 인정하면 받아들여질까. 어쩌면 퍼낼 물이 남았다는 것이겠지. 아직은 멀었다. 순백의 눈발을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한 나목이 되기까지는 먼 길이다.
- 〈나목(裸木)〉에서
너를 생각하는 늦은 밤, 미안한 사람이 너만이 아님을 알겠다. 돌아보면 이유를 묻지도 않고,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회피했던 날들이 더 많았다. 대충 넘어가고 말았던 모든 날이 잘못되었음을 이제는 알겠다.
- 〈이제라도 미안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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