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미래를 기대하며 오늘도 화이팅
많은 직장인들이 번아웃을 겪을 것이다. 나도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번아웃을 종종 겪었다. 참고로 지금 다니는 직장은 인사 조직 흔히 말하는 HR이 없다. 그래서 직원들의 리텐션을 높이는 그런 활동들도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환경에서 나는 스스로 나에게 "맞춤형 리텐션 높이기"를 하곤 했다.
사람마다 번아웃을 겪는 계기는 다르겠지만, 나는 일에서 오는 성취가 매우 중요한 사람이다. 일에서 오는 성취감이 크게 낮아질 때, 번아웃이 오는 거 같다.
같이 업무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던 사수님이 퇴사해서 대신해서 직접적으로 피드백들을 주고받을 나보다 경험이 많은 동료가 더 이상 없다거나, 내 연차에 아직은 버거운 신입 사원 여러 명의 매니징 역할을 부여해서 케어하느라 내 업무에 지장이 발생한다거나 등의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질 때이다.
이럴 때, 스스로 리텐션을 높이는 방법은 조금 비참할 수 있지만, "스스로를 더 갈아 넣는다"이다. 갈아 넣는다는 단어만 보고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위처럼 업무 일과 시간 내에 만족감을 채울 수 없다면 나는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야근 시간을 활용한다. 야근을 하면서 그동안 꼴 보기 싫었던 코드를 리팩터링 한다거나,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었던 시도들을 해보면서 만족감을 채우곤 한다.
어떤 프로젝트를 들어가기 앞서, 사전 회의를 진행할 때에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이때, 각 부서의 대표가 참석한 만큼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줄다리기가 펼쳐지는데, 결론적으로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모든 걸 새로 개발할 수는 없고, 기존에 있던 것들을 잘 활용해서 "끼워 맞추기"를 하다 보면 어느 부서는 끼워 맞추기를 담당해야 하는 희생 아닌 희생을 치러야만 한다. 그리고 그 희생을 치르는 사람이 내가 되는 경우도 있다.
힘든 프로젝트도 결국엔 업무 만족감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다르다. 힘든 프로젝트일지라도 프로젝트를 하는 건 업무 만족감이 떨어진다기보다 오히려 채워지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끼워 맞추기를 하다 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구조에다가 끼워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고, 이거만 살짝 수정해 줘도 훨씬 수월할 텐데, 코드 한 줄도 못 바꾼다고 못 박는 상황에서도 꾸역꾸역 끼워 맞추고 있자니, 프로젝트가 끝날 때쯤이면 번아웃이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이럴 때, 스스로 리텐션을 높이는 방법은 가뜩이나 억지스럽게 끼워 맞추는 상황에서 무식한 방식으로 끼워 맞추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물론 이런 노력들이 항상 성과로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정말 답이 없는 구조에서는 무식한 방법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지만, 적어도 무식한 방법을 선택하기 전에 좀 더 좋은 유연한 방식으로 끼워 맞출 수 없을지 고민하고 적용해 보며 어떨 때는 시행착오일 수도 있고, 어떨 때는 성과가 될 수도 있는 노력들을 수확하며 만족감을 채우곤 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너무 좋아하고, 일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이다. 불만족스러운 환경에서 부정의 늪으로 빠지지 않고, 스스로를 건져올리기 위해 했던 행동들을 공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