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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과 인간관계에 대한 가치관 변화

야근중독 (like. QWER)

by 토마 Mar 24. 2025

나는 근래에 야근을 엄청 많이 하고 있다. 내가 재직 중인 회사는 포괄임금제로 야근을 한다고 수당이 나오지 않는다. 야근을 하는 이유가 아래와 같다.



1. 그냥 일이 많고, 그 일정들이 하나같이 ASAP이다.

2. 1번의 상황에서 큰 덩어리의 일감을 덜컥 짧은 기간으로 받아왔다. 조직장이 말이다.

3. 몰린 일들에 대해서 일정 조정을 요청했으나, 조직장은 난색을 표한다. 어떻게든 기간 안에 마치라는 식이다.



이 글에서는 소위 말해 일을 던져놓고, 칼퇴하는 조직장에 대해 말하거나, 일감 배분도 안 해주고 내가 다 떠맡는 상황이 약간 억울하다거나 하는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회사 사람이나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최근 2주간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70시간씩 일하면서 내 인간관계에 대한 가치관이 바뀐 일들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우선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취를 하고 있다. 그리고 동성이나 이성 친구가 많지 않고, 내성적이어서 친구를 막 만드려고 하지도 않는 성격이다.


이런 내 상황에서 몇 주전에 약속이 생기게 됐다. 저번 주 금요일 저녁에 만나서 술이나 마시자는 약속이다. 약속을 잡았던 당시에는 야근을 이렇게나 많이 하지는 않던 시기였고, 그 사이에 야근이 쏟아지면서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금요일 약속에 꼭 가서 친구들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수다라도 떨면서 이 답답함을 해소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열심히 일했던 거 같다.


그리고 금요일에 친구들과 고기 먹으면서 이런저런 사는 얘기, 회사 얘기를 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다. 그리고 마침 약속 장소가 본가 근처여서 본가에서 주말을 보내며, 부모님과 산책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소연하듯이 하고 나니 진짜 마음이 편해졌다.


원래 나에게 친구라는 것은 필요 이상으로 많을 필요는 없으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큰 정성을 들일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필요 이상으로 많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지만, 적어도 힘들어하는 내 모습을 걱정한 건지 자기 집에 가서 2차로 더 마시자며 자기 집으로 데려가주는 친구라거나, 언제나 항상 묵묵히 내 곁에 근처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큰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이번 기회에 새삼스럽게 하게 됐다.


사회 초창기에는 내가 야근을 많이 해도 어떤 극한의 상황일지라도 내가 남한테 기대하지 않는다면, 굳이 친구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5~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야근을 많이 하거나 어떤 극한의 상황일 때, 내 가까운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금은 기대하고 싶어 지게 된 거 같다. 이유는 사실 아직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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