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의 고을 소백산 영주마라톤

벌써 찾아온 더위

by 산달림

전반기 마지막 풀코스 대회로 영주 소백산마라톤대회를 선택했다. 군산대회도 있지만 셔틀버스를 무료로 제공하여 이곳으로 정했다. 새벽 4시 30분 서울역 건너편 스퀘어빌딩 앞에서 출발이라 3시에 일어났다. 지방에서 서울 올라오는 고충을 간접으로 느껴 보았다. 부족한 잠은 버스에서 보충하고 치악휴게소에 정차할 때도 깨지 않고 잤다.


7시 45분에 영주시민운동장에 도착하니 각지에서 셔틀버스로 온 러너로 운동장 가득이다. 풀코스는 1,500명 정도가 참가했다. 작년에는 의성산불로 마지막에 대회가 취소되어 2년 만에 열리는 대회다. 영주시에서 정성을 들여 준비한 대회로 짜임새 있게 대회가 진행되었다.



9시 출발시간은 군산마라톤의 7시 30분에 비하면 나쁘지만 셔틀버스로 오는 것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출발시간이다. 출발할 때는 달리기 딱 좋은 8도의 기온이지만 정오가 가까워지면 더위가 예상된다. 목표는 320이지만 내심 315도 생각해 보지만 쉽지 않은 언덕이 있어 버겁게 느껴진다.




출발은 315 페메와 함께 달렸다. 영주역을 지나 단산으로 가는 길은 은근한 오르막 길로 내림보다는 오름이 많은 길이다. 12km까지 페메와 함께 달리다 놓아주고 영상을 찍으며 호젓한 달리기를 했다. 우리나라 최초 서원이자 사액서원인 소수서원 앞을 지나고 선비촌을 지나니 연속 오르막 길이다.


가장 힘든 고개가 18km 가는 언덕이다. 이 고개에서 여자 3위를 한 파주에서 온 러너와 함께 달렸다. 오르막은 먼저 올랐지만 내리막에서 날개를 단 듯 빠르게 치고 내려간다. 몸이 경쾌해 보였다. 역시 젊음이 좋긴 좋다.


하프지점인 21km를 지나면 들꽃마을인 단산면 소재지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코스다. 마을 어르신들이 나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인적이 뜸한 시골에 이렇게 외지인들이 마을을 휘젓고 나가니 생기가 돈다. 언제 이리 많은 사람이 지나며 북적여 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22km부터 여자 3위와 나란히 달리는데 순위에 목말라하니 괜스레 방해를 줄까 봐 앞서 내달렸다. 사과로 유명한 영주는 과수원에서 한 해 농사를 시작한다. 인적이 뜸한 시골길은 사람 하나 만나기 힘든다. 1,500여 명이 달려도 흩어진 길에는 흔적을 찾기 힘든 레이스다.


그간 앞서 간 젊은이들은 25km를 지나면서 발걸음이 둔해지는 러너를 뒤로 보내며 달렸다. 햇살이 따가운 길은 그늘 하나 없는 땡볕을 온몸으로 받으며 달리니 자꾸만 갈증이 심해 급수대에서 이온음료 한 컵과 물 한 컵을 연거푸 마셨다. 봄날은 예측이 되지 않아 춥다가 금방 덥다가 하는 날이다.


28km에서 29km는 풀코스 거리를 맞추기 위해 되돌아 나오는 코스다. 315 페메는 멀지 않고 4~500m 앞에 달리고 있다. 돌아오는 길은 하프 이후는 그나마 내리막 길이 많은 순환코스라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서 달릴 수 있다.


산중이라 벚꽃은 서울보다 더 늦게 피고 있고 소수서원의 벚꽃은 아직 피지도 못하고 꽃망울만 맺혀 있다. 산아래 마을이라 봄이 늦게 오는 선비고을 영주다. 30km를 지나니 앞서 가는 러너를 따라잡는 맛도 나쁜지 않다. 전반을 절제하여 힘을 아꼈더니 후반에 체력에 여유가 있어 편하다.


35km부터는 훈련으로 극복이 되지 않는 거리라 한다. 누구나 체력은 바닥이 나고 정신력으로 달린다. 그간 달린 경험으로 체력을 아끼며 에너지를 잘 사용하여야 한다. 39km는 서천교 중간을 건너면서 영주시내로 접어든다. 서촌강을 따라 활짝 핀 벚꽃을 보며 지친 몸을 달래며 달렸다.


줄곳 왼쪽으로 서천을 두고 달리는 길에는 양옆으로 벚꽃이 도열해 있다. 정년 퇴직하는 이에게 "꽃길만 걸으세요" 한다. 이 길이 그런 꽃길일까 생각했다. 눈이 즐거우니 지친 몸도 잠깐의 여유를 찾는다.

더워로 땀을 많이 흘렸더니 체력소모가 커서 쉬이 시장기를 느낀다. 마지막 40km 급수대에서 빼먹지 않고 이온음료를 마시고 달렸다. 금방 땀으로 빠져나가니 뱃속이 헛헛해진다.


마지막 고비는 영주시민운동장으로 들어가는 오르막길이다. 여기서 앞서 가던 여자 2위 러너를 앞서서 트랙으로 들어섰다. 마지막은 전력 질주하고 피니쉬를 통과했다. 3시간 16분 46초! 혹시나 하던 315는 언덕과 더위에 날려 버리고 320에 만족해야 했다. 자주 달려본 영주소백산 마라톤 코스는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 되는 코스다. 영주소백산 대회로 올 상반기 풀코스대회는 끝냈다. 이제 짧은 하프대회로 체력보다는 스피드로 집중해 봐야겠다.

KakaoTalk_20260406_131356490.png
20260405006-40663.jpg


먹거리가 풍성해 영주 소불고기, 잔치국수, 한돈 돈가스, 부침개 막걸리, 구운 계란등으로 마치 잔치 같은 분위기의 마라톤 대회였다. 축제는 역시 먹거리가 풍성해야 잔치분위기가 난다. 따뜻한 추억을 쌓고 온 영주 소백산 마라톤대회였다. 최선을 다한 보람이 있었는지 풀코스 연대별 시상자로 홍삼엑기를 보내 준단다.

작가의 이전글72세에 쓰는 서울마라톤 싱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