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다녀왔다.
어떤 비유 같은게 아니라 진짜 사막 한 가운데에 다녀왔다.
매 마른 땅엔 도마뱀 같은 것들이 기어간 흔적이 보였고 그 흔적 위로 또 다른 동물이 지나간 흔적이 보였다.
무슨 동물인지는 알 길이 없다.
아마 내가 도마뱀일 것이라고 생각한 것도 도마뱀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게 알 수 없는 흔적을 따라가다 보니 이름모를 풀들도 자라고 있었다.
동글동글한 작은 노란 꽃들이었다.
그 꽃이 어찌나 이뻐 보였는지 뿌리채 뽑아가서 화분에 두고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저 풀을 뽑아다가 화분에 갖다 놔도 여기 사막에서 보는 것 만큼 아름답지 못할 것이다.
그럼 금방 흥미를 잃고, 보살피지 못하다가 시들어 죽겠지.
사막에 있을 때 아름다운 꽃일 것이다.
그렇게 잡념을 이어가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다.
물 흐르는 소리도,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도 하나 나지 않는 그 곳에는 어디서 불어오는 지 모르는 바람 소리만 세차게 들렸다.
그 바람소리를 듣고 있으니 지구에 모든것이 사라지고 나 혼자만 남아서 비어있는 지구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았다.
아마 꽤 오랫동안 생생하게 재생할 수 있는 기억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