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막 배우기 시작한 딸이 "수영장 바닥에서 점프해서 올라오는 걸 배웠어요! 이것 보세요!" 하며 겁도 없이 자기 키 보다 높은 물에 들어가서 바닥에 발이 닿을때 까지 가라 앉은 다음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힘을 주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제대로 된 수영기법은 하나도 할 줄 모르지만 그래, 이런건 잘 배웠네 싶었다.
나도 자주 수면 밑으로 가라 앉는다.
꽤 오래전부터 이런 기분을 느꼈던것 같다.
딱히 이런 기분을 느낄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그와 별개로 불시에 마음이 착찹하게 가라 앉는 기분을 느꼈었다.
내 기분만 중력을 쎄게 받는 느낌.
그럴 땐 버둥대며 힘을 빼는 것 보다 수면 밑으로 가라앉을때까지 기다렸다가 불현듯 발을 디딜 바닥이 느껴지면 그때 바닥을 힘차게 누르고 가까스로 물 밖으로 나왔다.
가라앉는 동안은 모든 것들이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사람사는거 특별한 것도 없고 뭐하러 노력하는지도 모르겠고 뭔가 다 놓아 버리고 싶은 기분인데, 바닥이 느껴지는 순간 갑자기 이래선 안되지. 수면 위로 올라가서 숨을 쉬어야지! 하고 올라오게 된다.
지금도 바닥을 차고 올라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