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리버풀, 좌우 전환의 문제가 만든 부진.

■ 좌우 전환의 문제가 만든 부진.

리버풀은 측면에서 대부분의 공격이 만들어지는 팀입니다. 세밀한 패턴 플레이 혹은 날카로운 낮은 크로스에 의한 빠른 공격은 상대를 흔들기에 충분하죠.

하지만 측면에서 공격이 이루어진다고 단순히 ‘타게터’를 영입해야한다는 주장은 나쁜 흐름에 근원을 바라보지 못한다고 느껴집니다.

오히려 지적되어야할 부분은 ‘좌우 전환’의 문제입니다. 디테일하게 말하자면 좌우 전환의 ‘속도’와 ‘성공 횟수’죠.

1-4-2-3-1과 1-4-3-3의 중간 쯤 모양새를 보이는 20/21 시즌 리버풀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좌우 전환이 중요합니다.

보다 주도적으로 경기를 가져가는 팀이 되어감에 따라 전방에 힘을 싣으며 숫적인 우위와 공간적인 선점을 위한 변화는 티아고의 영입과도 꽤나 맞물려보이죠.

하지만 후방에서 정확한 중장거리 전환 패스가 가능한 반 다이크의 부상이라는 작은 날개짓은 리버풀의 전체적 경기력을 흔들 정도로 큰 태풍이 되었습니다.

월드클래스 센터백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미들 써드에서 빠른 템포 전환 패스에 일가견 있는 파비뉴가 후방으로 내려감에 따라 중원에서의 속도감 있는 전환은 더욱 어렵게 되었습니다.

6번 자리에서는 특유의 플레이 스타일 때문에 중장거리 전환 패스를 시도함에도 뾰족하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헨더슨은 지난 2시즌 간 8번 자리에서 우측면 아놀드의 부담을 줄여주고 품질 좋은 얼리 크로스를 선보이며 상대 수비를 뒤로 무르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헨더슨 덕분에 아놀드는 더욱 넓은 공간에서 위협적인 구질의 크로스를 배달할 수 있었고 이를 막아내기 위해 상대가 우측면으로 쏠릴 경우 좌측의 마네와 로보의 개인 능력과 파트너십으로 이를  타개하며 정상급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보여주지 못하도록 파비뉴와 헨더슨은 점차 후방으로 내려가게되고 전진 패스가 가능한 티아고가 존재하지만 좌우 전환을 도울 플레이어가 비슷한 라인에 존재하지 못함에 따라 템포가 느려졌다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최근 중요 경기에서 필립스와 윌리엄스가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의 큰 부분을 차지하죠.

리버풀은 여지껏 일명 ‘헤더’와 ‘피지컬’로 박스 안에서 버텨주는 선수 없이 유럽 최정상급에 올랐습니다.

가능했던 이유는 속도감 있는 전환과 서로의 장점을 살려주는 협응적 세부 전술 덕분이었죠.

단순히 ‘크로스가 많은 측면 공격 하는 팀’이기 때문에 ‘타게터’를 영입하자는 의견은 재고의 여지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