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0] 흔들

by mul

나뭇가지가 흔들린다.

바람이 거세게 부나 보다.

너도 살아있었구나... 늘 가만히 있어서 살아있는지 잊고 있었는데.

너도 바람 불면 물결치는구나...


몸통은 굵직하게 흔들리고,

잔가지는 휘청거리며 흔들리고,

양팔을 높이 들어 올린 사람들 같기도 하고,

너희끼리 말을 하는 건가

나에게 말을 거는 건가

웃는 거니, 우는 거니

춤추는 거니, 추워하는 거니

아프려나, 시원하려나


도서관 창가에 늘 그대로 꼿꼿이 그림처럼 서 있던 너희들이

처음으로 거칠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무섭기도 하고,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몽글몽글 꽃봉오리가 살짝씩 돋아있었네, 그것도 이제는 보인다.

매일 보던 풍경, 오늘은 조금 흔들거리네.

내 마음도 따라 흔들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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