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오답노트

by mul

지금까지 내가 겪어온 사람들 중에

지금도 떠올리면 찌릿하게 통증이 오는 인간들이 있다.


“나는 그분들에게 참 감사해요.

나를 성장시킨 사람들이잖아요.

반면교사들이니까요.”


쯧.

감사?

성장?

교사?


나는 그 인간들에게 감사하지 않는다.

내가 성장한 건 그 인간들 덕분이 아니다.

아니, 다 차치하고,


‘교사’라는 단어는 숭고한 것인데

저 인간들에게 그 단어를 갖다 붙이는 자체가 역겹다.

저들이 불쑥 기억을 헤집고 나올 때마다 그때의 비릿한 피 냄새가 진동한다.

심장이 꽉 조인다. 호흡이 가빠진다.


똥은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지.

똥 밟았다고 그 똥에게 절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

썩은 냄새가 아직도 곁에 진동하고

그 더러운 형체가 꿈에 튀어나오고

그 끈덕진 소리가 귀에 울리는데.

고통을 견뎌낸 시간조차 그 인간들에게는 들키고 싶지 않아.


그저 틀린 답들.

‘살아냄’이라는 목표로 가는 길에 맞닥뜨린 '잘못된 답'들.

아, 이 단어에도 ‘답’이 들어가 있네.

쯧.




이전 03화[Ep.2] 이제 시작합니다. 내 나이 마흔 넷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