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요?

여전히 갈피를 못 잡는 나에게 보내는 편지

by 진정헌

적지 않은 나이. 늦은 시작.

때로는 시작하는 것 자체가 두렵다. 현실이 냉혹하다는 건 알고 있기에 더 무섭다. 돌고 돌아 다시 이 길 앞에 선 이유는 뭘까. 정말 내가 원했던 건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선택 앞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하면 동시에 무언가를 포기했어야 했었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 없다는 걸 현실은 늘 뼈저리게 가르쳐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생각을 지지해 주는 사람들, 내 선택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는 사람들

“늦지 않았어.”

“네가 가는 길이 맞아.”

“지금이라도 괜찮아.”

“넌 아직 젊고 시간이 많아.”

“네가 가는 길이 정답이야” 라며 따뜻하게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내 선택에 흔쾌히 힘을 보태주는 사람이 해준 그 말들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만든다.


물론 이런 말도 듣게 될 거다.

“이제 와서 그걸 한다고?”

“그거 해서 뭐 할 거야?”

”결혼은 안 할 거야? “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야.”

“방황하기엔 이젠 늦었어.” 라며 나를 채찍질하는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면 혼날 일도 없다지만, 여전히 당근과 채찍 속에서 성장하고 있으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30대 초반. 곧 중반이고 어느 순간 40대가 되겠지. 그러면 지금 하지 않고 미룬다면 40대의 내가 다시 후회하진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방황도 사치인 나이가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길을 잃은 어린양이 된 것 같아 스스로에게 지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를 앞으로 이끄는 사람들이 있어 다시 힘이 난다. 그러니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들이 보내준 신뢰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돌고 돌아 다시 여기다. 이 길의 끝이 어디일지는 나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내가 되기를 바라며, 또 한 번 무모하게 몸을 던져보려 한다. 바로 대학원생이 되어도 괜찮은가? 이렇게 얼렁뚱땅 해봐도 될지, 뚜렷한 목표 없이 시작해도 될지 고민이 되면서도 시작하면 열리는 다른 길이 있겠지?

건설적이고 계획적이게 살아야 한다는데 삶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조금은 막살아도 되지 않겠나 싶다. 작가가 되고 싶으면서 뜬금없이 대학원을 생각하는 게 말이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된다고 하면 되는 거겠지. 무심코 들었던 생각이 나를 이리 이끌어서 제자리라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결국 빠르고 늦음은 결국 상대적인 것 아닌가. 환갑의 눈에는 30대의 이런 고민이 그저 귀엽게만 보일지도 모른다. 마흔이 된 나에게는 ‘그때라도 해야 했던 선택’으로 남을 수도 있지 않을까. 변화가 두렵고 안정적인 삶에 마음이 가는 시기일수록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며 여전히 고민 중인 나 자신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넌 잘 해낼 거야.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말이야.”

이전 14화가장 뜨거웠던 계절의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