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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영감

구름

by 나철여

매일 같은 길을 산책하지만
영감을 얻고 자연과 소통하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어떤 날은 꽃을 보고 어떤 날은 구름을 따라 흘러간다.
엉뚱한 생각에 피식 웃으면 꽃도 따라 웃는다.
가끔씩 화난 얼굴도 대신해 주는 구름은 매일 나의 마음을 훔친다.


어설픈 시인은 흉내 내고

노련한 시인은 훔친다.

형편없는 시인은 훔쳐온 것들을 훼손하지만

훌륭한 시인은 그것들로 훨씬 더 멋진 작품을

적어도 전혀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다.


훌륭한 시인은 훔쳐온 것들을 결합해서

완전히 독창적인 느낌을 창조해 내고

애초에 그가 어떤 것을 훔쳐왔는지도 모르게

완전히 다른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 T, S. 엘리엇




"좋은 예술가는 따라 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했다.
이 말은 피카소가 한 말 ‘good artists copy, great artists steal’을 스티브잡스가 인용해서 더 유명해진 말다.


훔친 것을 잘 연결하라는 말일까.


오늘은 내가 구름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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