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기

먹는 행위가 너무 싫어요

by 유라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즐거운 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무언가 음식을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는 그 느낌이 가끔 불편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저는 그 이유를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린 시절 이유도 모른 채 현관으로 내쫓겨 수저도 없이 개밥처럼 밥그릇을 바닥에서 받았던 일이 있습니다.

그때의 저는 너무 배가 고파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먹지 말지 ‘,‘그냥 좀 배고프게 있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배고파서 무언가 음식을 찾을 때 제 모습을 많이 안 좋아합니다.

허기져 음식물을 찾는 제 모습에 자존심이 상해요.


편안한 식사라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요?

먹는 것은 귀찮고 배고픔은 느껴지고 배고프면 자존심 상하고 안 먹자니 서럽고


배가 고픈 것도 싫고 먹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싫고 먹고 싶은 것을 못 먹는 건 더 싫고 저는 어쩌고 싶은 걸까요?

제가 많이 심보가 뒤틀려 있는 건가요?


아마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먹지 말라는 제 자신과 성인이 돼서 첫 번째로 행복했던 것이 내가 돈을 벌어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는 제 자신사이에서 저 자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그나마 제 자신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고 제가 속이 편안한 식단을 대량으로 만들어 냉동보관해 그때마다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것입니다.


근데 이것도 부지런해야 해요..


좀 쉬고 싶은데 저 자신을 키우기가 손이 좀 많이 가네요.

이상하게 타인을 챙길 때는 귀찮은 것도 그 사람이 편했으면 해서 기꺼이 하게 되는데 저를 챙기는 것은 아직 좀 귀찮네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는 제 숨이 멎지 않는 한 저 자신과 살아야 하는걸요.

제 옆에 끝까지 함께하는 것은 제 자신이니까요.


오늘도 키우기 어려운 저를 잘 키워내려 노력하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