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와, 정희 고모! 정희 고모!!”
8시. 손님이 없어도 오늘은 9시까지는 버텨보려는 심정으로 앉아 있는데 산뜻한 종소리와 함께 민정희가 찾아왔다. 진아에게 줄 커다란 노란색 사자인형까지 가져왔다. 코로나 이후 통원치료 받느라 말수가 줄어든 진아는 오랜만에 신이 났다. 세진이 10년 만에 만난 친정 동생마냥 손을 잡고 흔드는데, 눈물이 글썽이는 듯하다.
“아주머니, 저기...”
“아, 예”
눈치 빠른 주방아주머니가 전을 새로 부쳐 주신다. 색깔별로, 종류별로 큰 접시 세 개에 육전까지 포함해서 여덟 종류나 내어주신다. 세진이는 포장을 새로 뜯어 녹차와 장미, 라벤더 꽃잎을 준비한다.
“과장님, 저 곧 퇴사해요”
인태와 세진이 말이 없는데 진아가 말한다
“잘 됐다. 고모도 우리랑 같이 일해요. 내가 도와줄게”
민정희가 진아의 머리를 쓰다듬다 볼에 뽀뽀를 해 준다.
“잘했어. 시원하겠다, 그 기분 내가 알지. 한잔 하십시다!”
“그럽시다!”
“나두, 그럽시다!”
인태와 세진에 이어 진아도 한 마디 거든다. 지지직, 지직… 전 익히는 소리가 퍼져간다. 늦가을, 나뭇잎 두드리는 고소한 빗소리 사이로 초록색, 붉은색, 보라색 막걸리가 새하얀 우유와 함께 공중에서 반짝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