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어이 마라탕, 어서 와.”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자.”
잔뜩 웅크린 채 잠바 속 전기충격기를 꼭 쥐며 계단을 내려오던 양직은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다. 후드티 모자를 쓴 인태가 환하게 웃으며 앉아 있다. 그는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턱짓으로 술통들을 가리킨다.
“어휴 깜짝이야. 인태 형님? 놀랐잖아 또 때리는 줄 알고. 거 모자나 좀 내려 보셔, 갑갑해 죽겠네.”
양직이 익숙한 손길로 스위치를 누른다. 5개 모두 LED가 반짝거린다.
“자, 우리 다시 이야기해 봅시다. 아직 합의서는 안 썼잖아?”
그는 하나하나 술통들을 쓰다듬는다. 처음엔 한 손으로, 다음엔 양손으로, 그리고는 눈을 통 유리에 바짝 대어 본다.
인태가 조용히 다가간다. 주양직의 눈은 여전히 막걸리통에 꽂혀 있다. 한 손으로 모자를 내리고 다른 손으로 후드티 안쪽에서 망치를 꺼내는 인태. 튀어나온 벽에 못을 눌러 박듯이 양직의 머리를 내리친다. ‘악’ 소리보다 양직의 무릎이 먼저 바닥을 찍고 그의 주머니에서 전기충격기가 떨어진다.
“사장님 말씀 잘 들어야지. 그렇지?”
젖은 빨래처럼 늘어진 양직. 인태는 끈을 꺼내 양직의 손발을 묶고 입을 틀어막는다. 전기충격기를 대자 감전된 시체처럼 출렁거린다. 인태가 한 손으로 질질 끌어 주방 한쪽 구석으로 몰고 간다.
인태는 밀가루를 꺼내 부침개 반죽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