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는 돌아가야 하니까

제4화 <부재>

by 제야


첫 예약 환자분이 도착했다. 임플란트 크라운 세팅이 예정된 환자였다. (세팅: 크라운, 인레이 치료 구강 내 접착을 동반하는 진료)


이미 전 실장님께 인수개원 소식을 들은 터였지만, 환자분은 인상을 찌푸리며 다시 물었다.


"전 원장님은 왜 그만둔 거래?"


가볍게 툭 던지는 반말. 늘 있는 일이지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나는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아, 몸이 좋지 않으셔서… 좀 쉬셔야 한다고 하셨어요."


억지로 웃으며 대답하고, 접수를 누른 뒤 종이차트를 들고 원장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노크 후 간단히 환자 진료 이력을 설명드리고, 환자분을 진료실로 안내했다.


처음 함께 진료를 맞춰보는 원장님. 아직 어떤 스타일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아 긴장되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원장님은 환자 곁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넨 뒤 진료를 시작했다. 하나하나 직접 하셔야 하는 스타일. 진료 시간은 길어지겠지만, 오히려 다행이었다.


진료실과 데스크를 동시에 봐야 하는 현실로

어시스트만 하기에도 벅찼기 때문이다.


'딸랑'


문이 열렸다. 두 번째 환자였다. 나는 글러브를 벗고 데스크로 향했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새로운 원장님께서 진료 보실 예정이에요."


간단히 안내를 드리고, 다시 진료실로 향했다. 두 번째 환자도 진료 준비를 마치고, 다시 글러브를 끼고 첫 환자 진료에 합류했다.


아까의 긴장감은 사라졌지만, 이런 식으로 열 명이 넘는 환자를 소화할 수 있을까? 오늘은 어떻게든 버티겠지만… 이게 계속된다면 오래 버틸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환자 진료는 무사히 끝났다. 원장님은 종이차트가 익숙지 않으신 듯, 한참 후에야 차트를 작성해 주셨다.


다행히 이 환자분은 별도 결제나 청구 없이 다음 내원일만 잡고 보내드릴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잇몸 치료를 마친 두 번째 환자. 보험 진료비가 발생해 청구 후 결제를 시도했지만, 카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잠시만요…"


당황한 나는 기계를 껐다 켜고, 선도 다시 연결해 봤지만 아무 반응도 없었다.


"원장님, 카드 단말기가 안 되는데요."


진료실에서 데스크로 향하던 원장님께 조심스레 말씀드렸다.


"아… 맞다. 단말기, 아직 새로 설치 안 했어요."


……? 머릿속에 물음표가 다섯 개쯤 떠올랐다.


"언… 제 설치해요?"


"내일, 인터넷 설치랑 같이 해야 돼요."


"아… 그럼, 오늘 비용은요…?"


말문이 막혔다. 전 원장님과의 계약 종료와 함께 인터넷, 단말기까지 전부 끊어진 상태라는 걸 아예 생각하지 못했다.


그날 카드 결제 환자분들은 기록만 남기고, 다음 내원일에 결제를 받기로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친 건 ‘내가 진짜 이 상황에서 뭘 하고 있는 거지?’였다.


아니, 시스템 하나 없는 이곳에서 개원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턱대고 시작한 나의 준비의 부재.


그리고, 단말기 설치조차 전달받지 못했던 우리의 소통의 부재.


그래 처음부터 기존 직원들이 나간다는 소식의

부재부터..


결국, 이런 ‘부재들의 컬래버레이션’ 은 예고 없이 나를 혼란 속에 밀어 넣었고,


그 부재들이 쌓여 내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았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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