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거짓말이라고 해줘>
기존에 있던 실장님, 최쌤, 그리고 신쌤.
그들과의 이별 준비가 시작되었다.
다음 날, 기존 직원들은 원장님께 퇴직을 공식적으로 전달했고,
퇴직금 정산과 실업급여 이야기가 오고 갔다.
며칠 남지 않은 우리는 조용히, 각자의 갈 길을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
무거워진 병원 분위기 속에서 실장님은 환자들에게 이번 달이 마지막이 될 거라며,
인수개원 소식과 함께 치료가 이어져야 할 분들에게 연락하느라 분주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그렇게 며칠이 금방 지나갔다.
인수개원 하루 전,
인수할 원장님이 병원에 오셨다.
데스크에서 실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원장님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고,
곧 현재 원장님이 원장실에서 나왔다.
“네,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오시죠.”
현재 원장님의 안내로 두 분은 원장실로 들어갔다.
점심시간 직전, 나는 휴게실에 앉아 쉬고 있었다.
그때, 당황스러운 표정의 실장님이 다가왔다.
“하나선생님, 큰일 난 것 같은데…”
흔들리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는 실장님.
편히 앉아있던 의자마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네…? 무슨 일이에요?”
스쳐 지나갔다.
난감해하던 원장님, 원장실에서 나오지 않는 두 사람,
그리고 지금 실장님의 이 말.
싸늘해졌다.
“지금… 우리 다 그만두는 거, 새 원장님은 모르시는 눈치야.
아까 나한테 기존 직원들 쉬는 날이 언제냐고 물어보시더라고.”
“… 그게 무슨…”
“전달 안 된 것 같아. 진짜 모르는 것 같아.”
말이 안 됐다.
두 귀로 듣고도 믿기지 않았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일이면 기존 직원들 다 나가고, 저 혼자 남는데요?”
“그러니까, 큰일 난 거지.”
실장님은 한마디 툭 남기고 데스크로 돌아갔다.
혼란스러웠다.
대체 어쩌자는 거지…?
그렇게 멍하니 앉아 있던 나를, 새로운 원장님이 조용히 불렀다.
“저기… 지금 이야기를 들었어요.
기존 직원분들, 다 그만두신다고요?”
첫날 봤던 날카로운 인상은 사라지고,
난처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네.”
“어떻게든 해봐야 할 텐데…
지금 들어서 직원 구할 시간이 없었어요.”
속으로 욕이 나왔다.
어쩌라고요, 개원하신다면서요.
근데 왜 지금 그걸 아세요?!
전달의 오류라 하는데, 모두가 원망스러웠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둔다고 말하고 싶었다.
“… 뭐, 어쩔 수 없죠.”
마음과 다른 말이 나왔다.
그렇게 순응하는 나 자신이 싫었다.
그래도… 하루 이틀만 버티면 원장님이 직원을 구해주겠지.
일어나지 않을 기적 같은 생각을 한 내가 참 어리석었다.
내 대답에 원장님은 환하게 웃었다.
“그렇죠, 해봐야죠. 그럼 내일 뵐게요.”
첫인상과는 달리 그렇게 해맑게 웃는 모습이
사람이 참 좋아 보였다.
“…네, 하하하핳…”
그 웃음에 보답하는 나의 웃음은 속이 참 없어 보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뭔가 준비해 오시겠지. 아는 직원이라도 데려오시겠지.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하루 남은 시점에 뭘 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작은 기대와 소망을 걸고,
정든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눈을 떴다.
나는 같은 시간, 같은 장소로 출근했다.
익숙하게 치과의 문을 열었다.
곧 뒤이어 들어오는 원장님 옆에는… 그 누구도 없었다.
거짓말.
진짜… 거짓말이라고 해줘.
그렇게, 나와 원장님의 첫 개원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