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1월의 기록
6살이 된다는 사실에 잔뜩 기대하며
자고 일어난 아들이
별로 달라진 게 없음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어나자마자 하는 말,
나 여섯 살인지 확인 좀 해줄래?
내 바지 짧아졌어?
어제는 여기까지 왔는데 오늘은 여기까지야?
여섯 살 되는 걸 기대했는데 못 믿겠어.
나는 왜 이렇게 비슷한 거 같지.
나이가 한 살 먹으면 드라마틱하게 쑥 자랄 거
같아서 기대하고 잠들었다는 그 순수함이
정말 마음 가득히 귀엽다.
엄마로서 해야 될 것만 같은 말들,
바지가 짧아졌네 키가 좀 컸네
그런 이야기들로 열심히 맞장구치다가
결국 하루하루 1년 동안 조금씩 자라서
한 살 더 먹는 거라 이야기해 주었다.
어제랑 오늘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1년 동안 쑥쑥 자랐던 거라고.
그리고 지난 1년 동안 얼마나 자랐나
5살이 되었을 때 어땠는지
다섯 살 1월 1일 사진을 함께 찾아보았다.
더 통통하던 볼, 조금 더 아기 같은 얼굴에
엄마가 더 놀래버렸다.
언제 이렇게 자라 버린 걸까.
새해가 지나고 한 살 더 먹었다고 해서
어제와 오늘의 내가 특별히 달라지거나 늙지도 않는데
같은 나이의 일 년 뒤의
우리는 꽤 달라져 있기도 하니
시간이란 참 신기하고 이상하기도 하다.
그렇게 변해가고 자라나는
너의 여섯 살 일곱 살에
나도 함께 있을 수 있음이 참 영광스럽다.
아직은 통통하고 말랑한 볼에 내 볼을 부빌 수 있어서
빼빼로 같은 몸매의 몸을 꽉 껴안을 수 있어서
실망하기도 기뻐하기도
처음 만나는 감정이 가득한 날에
내가 함께 있을 수 있다니.
너의 인생에 나를 끼워주어서
새삼스레 참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일 년 뒤에 내가 달라지고
일 년이 쌓이고 쌓여
내 삶의 궤적 같은 게 만들어진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작고 작은 계획과
순간의 최선이 모여 내 삶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올해 우리는 어떤 궤적을 만들어나가게 될까.
아들이 겪게 될 넓고 새로운 세상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설렘으로 두근거린다.
너와 내가 만들어갈 올해도
우리 만의 단단함으로 가득하길.
건강하고 또 건강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