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들은 떠났고, 나는 남았다.

by 좋은투자자

입사한 지 1년이 지나자,

회사 생활은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마음은 영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었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늘어나는 책임,

그리고 줄어들지 않는 야근.


그 속에서 나는 점점

기계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하나둘, 동기들이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더 나은 조건이 있는 회사로 옮기고 싶다.”

“이 일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


그런 말들을 남기며

하나둘 사직서를 냈다.


특히, 같은 대학 입사 동기였던 절친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며

이직을 결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 한편이 텅 비는 듯했다.


퇴근 후 함께 야식을 먹으며

서로 위로하던 동기들이
하나둘 사라질 때마다,

내 마음에도 작은 균열이 생겼다.


‘나도 이참에 다른 곳에 이력서를 내볼까?’
‘이 일, 정말 내 적성에 맞는 걸까?’


출퇴근길 버스 창밖을 바라보며,
그 질문을 수없이 되뇌었다.


하지만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아니 솔직하게 말하자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환경으로 옮길 자신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많지는 않았지만,

매달 통장으로 꾸준히 들어오는

월급의 달콤함은

나를 더욱 단단히 붙잡아두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버팀’이 단순한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었다.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던 사람들,

매일 부딪히며 밤을 새워 문제를

해결하던 선임들,

그 속에는 작지만 분명한

나의 경험이 쌓여가고 있었다.


팀장님의 “오늘도 고생했어”


그 말 한마디에 설명하기 힘든

연대감이 있었다.


결국 나는 그렇게 또 버텨냈다.


이제 누군가는 떠났고,
누군가는 남았다.


어쩌면 ‘버틴다’는 건

그저 자리를 지키는 일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조금씩 단련하는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전 03화비교를 멈추자, 배움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