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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설자 Feb 12. 2023

평화로운 마음

장수의 비결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이 원하는 것이리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축복이다.


 스페인에 사는 마리아 브라나스 모레라 할머니는 1907년에 태어나 올해로 115세를 맞았다. 그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령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2023년 1월 17일 프랑스의 수녀 앙드레가 118세로 선종하자 모레라 할머니가 그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그는 지금도 건강하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온 지혜나 명언 같은 것을 종종 올린다고 한다. 슈퍼 카탈루냐 할머니라고 지칭하며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고 말한다. (2023.1.31. 중앙일보 기사 참조)


“규칙적인 일상과 가족 친구와 좋은 관계, 자연과의 교감입니다. 걱정도 후회도 마세요. 그리고 독과 같은 사람과 떨어져 지내세요.”


할머니가 말하는 장수의 비결이다. '비결'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도 평범하다. 모레라는 평온한 마음을 갖는 것도 장수 비결로 말한다. 흰머리가 가득하고 얼굴은 주름으로 자글해도 눈은 총기가 있다. 얼굴이 정말 평온해 보인다. 두 손을 허리에 얹고 거실을 왔다 갔다 하시던 우리 마농꽃 외할머니 같다.


스페인 카탈루냐의 요양원에 머물고 있는 모레라. [사진 모레라 트위터, 중앙일보 재인용]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친구들과 교감을 가지고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은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103세를 살고 있는 김형석 철학자도 규칙적인 생활과 산책, 자신의 일을 하는 것(취미생활을 포함하여)을  장수의 비결로 말한다.


그런데 ‘독과 같은 사람과 떨어져 지내세요’라는 말이 가슴에 닿는다. 독이 될 정도로 심한 사람이 내 주변이 있나 돌아본다. 신경이 쓰이고 만나면 힘들어지는 사람, 한마디 말로도 상처를 주는 사람이 그런 부류가 아닐까. 혹시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섬찟하게 한다. 사실 독이 된다고 내가 생각하기에 그런 것이다. 내 생각을 바꾸면 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하고 햇살 좋을 때 산책도 하고 더러 여행도 하면서 자연과 접하니 장수의 비결은 먼데 있지 않다. 좋은 사람과 관계를 맺고 때때로 좋은 시간을 만든다. 그저 건강하게 충분히 살다가 가면 된다. ‘충분히’가 문제가 되겠지만 그것은 내가 정하는 것은 아니다.


장수의 비결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하루를 보람 있게 보내고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일이다. 욕심부리지 말고 적게 먹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는 일. 그리고 혼자 조용한 숲길을 산책하는 일이 오래 사는 비결일지도. 얼핏 생각하면 재미없고 지루한 일상같지만 날마다 이어지면 오랜 세월을 이겨낼 수 있는 자양분이라는 것이다.


결국 비결은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일상의 규칙도 자연과 교감도 독과 같은 사람을 멀리하는 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일이다. 마음에 소란이 있으면 생활에 금이 가고 자연히 건강과도 연결이 될 수밖에 없다. 손끝에 조그만 상처가 있어도 마음이 편하지 않는 법이고 누군가 한 전화 한 통화에도 마음이 산란해지는 법이다. 일단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모든 생활에 파장이 올 수밖에 없다.


 하루에도  번씩 들끓는 삶에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소용돌이에서 조금 물러나 보는(힘들지만)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 간격을 유지할  있다. 뿐만 아니라 나로부터 분리되어 스스로 화가  있는 모습을 바라볼  있게 된다. 문제의 핵심으로부터 거리 두기를 하며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어느 정도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있다.


모레라는 앙드레 수녀가 선종한 후로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에 거부감을 드러냈다. 세상의 관심이 스트레스라면서 인터뷰를 사양한다는 말도 했다. 자신의 평온한 삶을 깨고 싶지 않은 것이다.


모레라 할머니가 늘 하던 대로 지금처럼 평온한 생활을 유지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오래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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