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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설자 Feb 15. 2024

먼 길

부디 잘 가시게

     

함께 가자

먼 길

    

너와 함께라면

멀어도 가깝고

    

아름답지 않아도

아름다운 길   

  

나도 그 길 위에서

나무가 되고  

    

너를 위해 착한

바람이 되고 싶다  

   

나태주의 시 <먼 길>이다.




명절 연휴에 먼 길을 떠난 후배 문인.

그는 참 곱고 착한 사람이었다.


지구에 착한 한 사람이 또 떠났다.


환하게 웃고 주변의 사소한 일도 살피고 보듬던 사람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착한 딸로 그리고 꿈을 잃지 않는 작가로 참으로 열심히 살면서 모두에게 사랑받던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무엇을 가슴에 담고 흘러내리지 않았길래 그 맑은 피를 엉기게 했던 걸까. 새벽에 호흡의 시간은 멀었다. 그렇게 단 하루 만에 먼 길을 떠나고 말았다.

2024년 2월 9일 새벽 5시 58분.


영정 속의 얼굴은 환한 웃음이 가득한 화사한 모습으로 살아 있다.

너무 젊고 원통한 나이다.


그는 이제 이승에 없다.

준비도 없이 고요하게 먼 길 떠난 그대.

부디 영면하시길


남아 있는 동안

'나무'가 되고  '착한 바람'으로 살아가야 할 텐데…


먼 길

부디 잘 가시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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