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효 <낙타도 없이>
안녕하세요?
20년간 사람과 삶을 공부하며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루다 T입니다 :)
오늘은 아주 짧은 시를 한 편
소개하려고 해요.
'시'는 산문과 달리 짧지만 그 속에
깊은 울림을 주는 장르잖아요.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1>만
보더라도 그렇죠.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짧은 3문장으로
사람들을 울린 것처럼
오늘 소개할
윤효 시인의 <낙타도 없이>
역시 짧은 2문장으로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어요.
이 시와 더불어 저의 이야기,
저의 감상을 펼쳐보려 해요.
낙타도 없이
-윤효
우리 함께
사막을 건너요
이 세상.
우리 함께
우리 삶은 때로 '사막'처럼
막막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제대로
풀리지 않고 계속해서
바닥으로,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만 같은 때도
있게 마련이죠.
그런 순간에 혼자가 아니라면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요?
'우리 함께'가 주는 말할 수 없는
든든함.
참 저와는 반대인 사람과
어쩌다 보니 가정을 꾸리고
어느덧 15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내고 있어요.
내가 왜 결혼을 했나,
어쩌다 저런 사람을 만난 것인가, 하는
갈등의 시간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저만 그런 시간을 보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의 짝꿍도 아마 말하지 않았지만
저와 같은 시간을 보냈겠지요?
그런데 또 그 시간을 참고 견뎌내고 보니
힘든 시간 잘 버텨준 것이
'우리 함께'여서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저도 이제 늙어버린 탓일까요?
낙타도 없이
시의 제목이 <낙타도 없이>잖아요.
사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낙타'일텐데
낙타가 없이 사막을 건너야 한다면
우리의 삶이 더 힘들어지겠죠?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중요하겠죠?
'함께'인 것이.
사족
인스타나 유튜브에서
'임밍아웃'하는 영상을
종종 보고 눈물을 흘리곤
하는데요.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겠지만
저는 저의 아이들이
저와 함께 이 세상을,
낙타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더없이 소중한 존재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고,
이문재 시인의 <농담>에서처럼
문뜩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떠오르는 누군가가 있다면
낙타가 없이도 사막 같은 세상을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소중한 존재를
더없이 소중하게 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우리가 되어보아요.
이상 이루다T 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