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시작하는 두 번째 20대: 18화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다

by irudat



안녕하세요?

20년간 사람과 삶을 공부하며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루다 T입니다 :)​


오늘은 나태주 시인의 어록집

<너를 아끼며 살아라>를 읽고

깨닫고 느낀 바가 있어

감상글을 써보려고 해요.

그럼 시작할게요 :)




거절해 줘서 고마워요


시인은 말한다.

자신의 첫사랑과

또 그다음 사랑에게.

자신의 고백에 거절해 줘서

고맙다고.


그 사랑의 고백으로 시를 썼고

또 그 고백에 대한 거절의 아픔으로

시를 썼던 것이 자신을 시인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그러니 인생에서 거절당한 것이

축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시인의 말처럼

나 역시 나를 버린 그에게

고마울 때가 있다.

물론 그때는 너무 아프고,

죽도록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그렇게 아픈 시간을 보냈기에

내가 알게 모르게 얻게 된 것이

생각보다 너무나 많다.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다


헤어지고 한참만에 깨닫게 되었다.

그 덕분에 다시없을 사랑과

이별을 경험했고,

덕분에 커졌다는 것을.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아프고

너 때문에 내가 이렇게 망가졌다"가 아니라

"네 덕분에 그 시간이 충분히 아름다웠고

덕분에 나도 알지 못했던 나를

알게 되어 헤어짐마저도 고맙다,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겠다"라는

말도 할 수 있게 되었다. ​



마흔에 대학원을 다니던 어느 날

작은 아이가 갑자기 열이 나고 아팠다.

나는 수업을 가야 했고

과제를 해야 했으며

내 수업에 집안일도 한가득이었다.

그때 문뜩

'OO 때문에 수업에 못 가면 어쩌지?

발표도 있는데 아이 때문에

제대로 못하면 어쩌지?'하고

생각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 다시 생각했다.

'내가 대학원에서 다시 공부할 수 있게

용기를 준 것이 나의 아이들이었지'

아이들에게 좀 더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

내 목표 중 하나였으니.



아이들 덕분에 이만큼 강해졌고,

내가 알지 못했던 나의 힘을 알게 되었으며

엄마가 아니었다면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을

수많은 감정을 얻었는데

그것을 잊고 탓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


​지나 보면 아픔과 상대의 거절,

살면서 겪게 되는 고통은 모두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 된다.


그러니 10년간 엄마로 힘들었지만

엄마로 그만큼 성장했으니

모두 너희 덕분이다.

또 앞으로도 너희와 함께

성장할 테니, 그 역시 모두가

너희 덕분이다.

내 아가들아!




사족


몇 가지 더 '때문이 아니라 덕분이' 된

이야기를 풀고 싶은데요.


작은 아이가 참 자주 아팠던 덕분에(?)

그 이유를 찾다가 많은 공부를 하였어요.

그러다 보험 청구를 자주 하게 되면서

뜻하지 않게 보험 공부를 하게 되어

보험 박사(?)까지는 아니지만

보험금을 잘 받는 노하우랄까

그런 걸 알게 되었고,

보험 증권도 잘 이해하게 되었지요.


게다가 아이가 아픈 것이 집이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되어서 아파트 공부도

아이 덕분에 하게 되었답니다.


신혼집을 구할 때는 동서남북 방향도 몰랐던

그야말로 아파트 문외한이었던 무식자인

저로서는 정말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인데요.

그 덕분에 좀 더 일찍 저와

저희 아이들에게 좋은 입지의

집을 마련할 수도 있었어요.


지나고 보니 모든 것이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싶네요.


그러니 힘든 시간 잘 이겨내고

잘 아물고 나면 '때문'이 '덕분'이

되는 순간, 반드시 옵니다.


이상 이루다T 였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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