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에 원서를 넣다
40이 되자 아이들이 나를 조금씩 덜 찾기 시작했다.
10년간은 아이들만 보이더니 그날은 내가 보였다.
용기를 내어 대학원 원서를 냈다.
그게 벌써 3년 전 일이다.
6월쯤 합격자 발표를 보며 들떴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던 책이 바로
박성혁 작가의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다.
책이 많은 힘을 가진다는 것을 아주 오랜만에 경험했다.
나는 당신을 믿습니다.
당신을 틀림없이 결국
해내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책 속의 이 말은 그 당시 나에게 한 줄기 빛과 같았다.
그리고 지금도 늦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해 주었다.
나는 그렇게 40에 새로운 나의 두 번째 20대를 맞이했다.
20대를 돌아보면 나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빛이 보이지 않았다.
오랜 기간 만나던 사람에게는 무참히 버림받았고
준비하던 시험은 번번이 떨어졌으며
자존감은 더더욱 바닥으로 떨어졌었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한 뼘, 아니 두 뼘쯤
앞서 나가는 것 같은 친구들과는 연락을 끊고 지냈다.
몸도 많이 아팠다.
모든 건 마음에서 오는 것일 텐데 그때는 그랬다.
가수 홍대광의 <답이 없었어>라는 노래 가사처럼 말이다.
그때 난 뭐랄까 난 답이 없었어
끝내 다시 잡지 않았던 그날
그냥 뭐랄까 더 편할 줄 알았어
그날은
노래 가사에서처럼 그냥 정말이지 '답이 없었어'가 맞았다.
그리고 모든 걸 내려놓았다.
그러면 그게 더 편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시간이 지나
그게 그렇게 나를 아프게 할 줄은 몰랐다.
그냥 내려놓았던 것들이 두고두고 나를 아프게 했다.
그래서 다시 두 번째 20대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2023년 5월 그렇게 나의 두 번째 20대는 시작되었다.
사족 :
이 글은 어두운 터널을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나의 20대에게 보내는 따뜻한 응원이자,
그때의 나와 같은 시기를 보내는 청춘들을 향한
응원이기도 하다. 쉽게 말하면 오지랖이다.
그렇지만 그게 나인걸 어쩌겠는가.
혹시 이 글을 보고 누군가 위로받는다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하고 기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 나를 더 사랑하려고 한다 :)
그때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 이 책을 읽고 감상문을 써서
지역 도서관에 채택된 기억이 있네요. 스스로 쓴 글을 읽어 보자니
좀 손이 오그라드는 느낌인데 :)
책은 이렇게 저에게 모르는 것을 가르쳐 주기도 하고,
또 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갈등할 때
저에게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으며,
망설이고 주춤거리고 있을 때 용기를 주기도 했어요.
그리고 저 또한 이런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도 해 주었네요!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