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은 용기있는 자의 특권

겁쟁이의 다짐

by 인규파크

주변 사람들이 나를 보면 대체로 ' 멋있다, 대단하다, 부럽다 ' 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듣는건 ' 용기있다 ' 라는 말.


하지만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난 엄청난 겁쟁이다. 왜냐하면 태어나서 휴식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24년 짧았던 여름 다합에서의 시간을 제외하고) 휴식은 용기있는 자의 특권이다.


'항상 바쁜 사람, 무언가에 쫓기고 있는 사람, 무언가 미쳐있는 사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다. 인생을 제대로 살아보자고 다짐한 이후부터 늘 이랬다. 그러니 자연스레 주변에선 내가 열심히 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단지 내면에 두려움으로 가득찬 겁쟁이일뿐이다.


휴식이라는 것은 삶의 중단이라고 여긴다. (참 안타까운 마인드다) 그리고 그렇게 휴식을 하면 인생이 망가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쉴 수 없다. 비교할 대상도 없는데 한없이 무언가로부터 뒤쳐진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휴식은 항상 나중에 벌어질 일이다. 모든 목표를 이루고 한참 나중에 얻게될 달콤한 휴식같은 동시에 절대로 얻을 수 없을 보상인셈이다. 나도 안다. 인생은 마라톤이고 이렇게 살다보면 제풀이 지쳐 계속 번아웃이 오고 결국 원하는 목표를 이루는데 더 오래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아니 영원히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난 그래서인지 인생에서 번아웃이 자주 오는 편이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래로 1년에 많으면 4번정도 오는 것 같은데 이 강도가 상당하다.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그런 지진같은 느낌이 분기별로 1~2주일동안 지속된다. 내 내면은 너무나도 불안정하다.


어차피 한번 겁쟁이는 영원한 겁쟁이다. 겁쟁이 기질로 태어난 사람은 그 기질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용기있는 겁쟁이가 되는 것
IMG_8432.HEIC 오늘 방문한 사쿠라지마 섬에서 용기있게 하늘을 나는 새를 보았다. 아닌가? 용기가 있다는 것 조차도 모르려나


그래서 저번주부터 결단했다. 휴식할 용기가 없다면 강제성을 부여하기로. 일요일은 뭐가 어떻게 되었든 간에 무조건적으로 올스탑이다. 일요일 내내 덜덜 떨든 불안해하든 고통스러워하든 상관없다. 일요일은 모든걸 하지 않는 날이다.


그럼 언젠가 '겁쟁이'에서 '용기있는 겁쟁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IMG_8427.HEIC 일요일만큼은 저기 정박한 배처럼 나도 우두커니 멈춰있겠다고 다짐해본다.





이번주 일요일은 더 아무것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 정말 늦게 일어났고 하고자 하는 컨텐츠도 모두 찍지 못하고 망쳐버렸다. 그리고 카페에서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 허비한 시간을 일요일에 다시 만회하려는 생각으로 가득찰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2시간 뒤에 버스킹을 하러 나선다. 이것마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더 강박에 휩싸이겠지?


하지만 용기있는 겁쟁이가 될지말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이번주에 어떻게 되나 한번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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