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렇게 모험을 추가한다

이번 장르는 도전/모험입니다.

by 유영하는우주인
지난 그리스 휴가

모험심이 강하다고 자소설에 쓰는 편은 아닌데 인생은 약간 버라이어티 쇼인 듯하다. 인천공항에서 첫 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오프로드를 당할 줄이야. 이는, 비행기를 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바로 첫 차를 예약했다. 일요일인지라, 3번째 시간대에 겨우 내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꼴깍 밤을 지새울 판국이다. 밀린 일들을 해내야 할 것 같다. 이 기회에 여기저기 자소설을 넣어 보라는 하늘의 계시 아닐까 한다.


모험과 도전정신 부문이 지나치게 발달한 것 같은데, 그건 내 착각이길 바란다. 아무튼 뭔가 오면서도 느낌이 이상하더라니, 찰떡같이 맞았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만 느낌이, 기분이 오묘했다.


어쨌든 다음 스텝을 강구했고 어찌할 줄도 알고, 사실 한 번이 아니었기에, 그럭저럭 일을 마무리했다. 가족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다들 자고 있었다. 막냇동생이 받았다. 같이 황당해하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래도 전화를 받아준 덕분에 나는 안정을 되찾았다. 미친듯이 심장이 뛰진 않았지만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듯한 기분'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인생이 어찌 그렇게 황당할까요. 그것이 인생이니까요.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진짜요? 네. 나는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생에 참 맥락이 없다. 그래서 재미난 것일까 또 고심해본다. 나는 수도권 사람이 아니라서, 이런 일이 생길 경우 정말 곤란하다. 다시 버스를 예매하고 돌아가는 시간도 걸리고... 사실 승무원을 처음 준비했을 때에는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레벨 업을 한달까, 이 직업에 대해서도 내 취향이 생긴다. 첫 조이닝을 했을 때와 지금의 나는 많이 달라졌다. 가치관의 변화는 나를 변화시켰다.


취향이란 참으로 중요하다. 하하, 근데 내 인생의 취향을 아직 파악 불능이다. 더 겪어봐야겠다. 아마 죽을 때까지도 모를 듯하다. 존재의 이유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나의 존재와 인생의 의미. 잠깐 지나가는 주제처럼 다뤄보면 좋다. 하지만 매몰되면 아주 위험한 주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조금, 잠수하듯 그 물길 속에 잠겨 들었다가 퍼뜩 정신이 들어 부리나케 헤엄쳐 밖으로 나왔다. 참고 참았던 숨이 터져 나오고, 나는 내가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꼈다.


오늘도 다른 의미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모든 것은 생동한다. 생동하기에, 삶은 찬란한 것일까. 여름을 좀 더 만끽하라는 지시가 아닐까 한다. 여름의 막바지, 폭염 속에서 그나마 저녁엔 선선한 바람을 맞는다. 온열질환으로, 다시 찾아온 코로나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그럼에도 또 살아간다. 이 시나리오는 누가 작성한 걸까? 도무지 의문이다. 복선과 암시가 없으니 파악이 불능하다. 배운 지식을 총동원해도 늘 새롭다. 새로움, 그것은 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감정이므로 이또한 신의 선물이 아닐까. 그럼 이제, 또 어떤 인생의 새로움을 줄 것인가 기대해본다. 어찌 되었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할 수 있는 일을 해낼 때 가장 신이 나므로. 오전 1시 40분을 넘어가는 시각, 아직 5시간 남은 버스를 기다리며 또 하루를 시작해본다.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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