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색으로 물드는 삶에 대하여

정답은 없는 삶

by 유영하는우주인
크리스마스 준비로 바빴던 세상


대학 졸업 후의 나는 한없이 불안했다. 무얼 쫓아야 하는지, 그게 맞는 건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웠다. 내 취향을 알기보다 타인에 맞춰가는 나를 발견했다. 성향이라고 치부했으나 사실은 아니었음을 알아가는 요즘이다.


2025년을 시작하며 돌아본 나의 삶은 참으로 다양한 색으로 물들었더라. 어떤 색을 고를지, 이 색인지 저 색인지 찾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었다. 앞서 썼듯이 삶에서 나는 능동인이어야 한다. 능동태, 수동태를 배우던 영어 교육 시간이 떠오른다. 그땐 아무 생각없이 집어 넣었던 단어가 깊게 박힌다. 수동의 삶은 편할 수 있으나 생각보다 감당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 나는 이제 나의 삶을 남의 결정에 맡기지 않는다. 나의 삶, 온전히 나의 선택에 좌우되어야 한다. 후회도, 실망도 그리고 기쁨 또한 온전히 내 몫이다.


몫을 해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 나를 몰아붙인 적이 있다. 그때 동생이 이유를 물었다. 왜 몫을 해내야 하느냐고. 조금 생각이 많아졌다. 그리고 나아가 나는 해내는 나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몫보다 존재 자체로써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꽤나 오래 걸렸다. 나를 받아들인다는 건 장점 외의 단점까지도 품어야 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렵다.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나이를 먹으면 삶이 좀 나아진다고들 하던데 나는 아니었던 것 같다. 뭘까. 그때 깨달았다. 나이를 먹는 것만으론 아무것도 될 수 없구나. 어쩌면 초연하게 삶을 살아가던, 내가 닮고 싶던 어른들은 얼마나 치열하게 삶에 맞서고 또 조용하게 스스로를 받아들였던가. 나는 감히 가늠할 수 없었다. 치열함은 좋은 장작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은 선택지는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 해내는 나를 찾았다. 한 문장의 영어라도 해낸다면, 한 달 30개의 문장을 학습하게 된다. 다른 외국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나, 포기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나를 만나기 위해 꾸준함을 단련했다.


사실 나는 인내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꾸준하지 못한 취미 생활과 쉽게 질리는 기질을 가졌다고. 하지만 누구보다 나는 내 꿈을 향해 내달렸다. 포기하지 않았다. 코로나라는 국제적인 이슈가 진행될 때에도 여전히 나는 달려나가고 있었다. 그때에는 몰랐지만 지금 돌아봤을 때, 나는 쉬이 관두지 않았다. 생각보다 나는 해내는 사람이었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예민한 나의 감각이 거슬려서,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두고 보니 그런 예민함이 손님들의 필요를 남들보다 먼저 보듬을 수 있는 재능이었다. 동전 하나를 뒤집듯, 조금만 달리 보아도 완전히 다른 삶이 된다. 예전에 지나가다가 본 영상에서, 이 나이를 먹어도 배울게 많고 알아갈게 많다면서 웃던 연예인의 얼굴이 떠오른다. 순간 많은 걸 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 나의 취향도 변한다. 예전엔 좋아하지 않던 색이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된다. 입에도 안 대던 음식을 먹는다. 좋아하던 커피나 차의 취향도 바뀐다. 그러므로 나는 나를 하나로 정의하지 않기로 했다. 그 편이 더 재미난 삶을 사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아직 가야할 길이 먼 내 삶. 하나의 고정관념으로 괴롭히기엔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할 수 있는 것을 해낸다. 점점 나이를 먹는 일에 무뎌진다고들 한다. 사실 오늘은 어제와 같은 날이다. 다만 연도가 달라졌다. 남들이 정한 노선을 탈출한 지 오래되었다. 여전히 이런 나의 비행을 응원한다. 그리고 난 또 여러분을 응원하겠다. 2025년에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능동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