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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설렘병법

날마다 죽음 뚫고 나아가는 낭만

by 절대신비



바람을 가르며 한 합에 획,
적장의 목 베려 한다.

진지에 돌아가서야 비로소
제 목 떨어진 것 알아챌 그를 떠올리면
벌써부터 부르르 온몸 소름 돋는다.

그러니 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지금 바로 ‘이 순간’이다.

글 쓰는 순간순간이 오르가슴이며
빛이며 진리다.


보상 따윈 필요 없다.
목적은 없다.
쓸 수밖에 없는 내 안의 엔진에 의해 쓴다.

세상에 나가 어떤 궤적 그리든 그건
그 책 그 글이 감당할 몫.

마찬가지로 삶에 목적 따위 없다.
우리는 빅뱅에 의해 우주 떠돌다
잠시 이 행성 들렀다.

이제 곧 묶인 사슬 끊어내고
다시 저 적막으로 나아갈


별의 역사

빛의 증거


우리는 중력에 붙들린 순례자

던져졌으니 일단 일어나 걸어보는 것
던져진 채로 바람 부는 대로 굴러다니기보다
우뚝 일어나 이왕이면 내 손으로


나를 던져보는 것.

생生이라는 구렁텅이에서는
벌떡 일어나지 않는다면 송장이다.
피 끓지 않는다면 죽은 목숨


살아 펄떡이는 것이야말로

기적이자 신비


홀로 선 둘이 만나
무언가 생산해 내는 것이 진리다.

우주도 그렇게 크게 부딪혀 빅뱅 이루었다.

깨달음이란

너와 나, 우리 생

서로 만나 대폭발 이루는 것

‘너’는 ‘나’를 이루는 세계

‘나’는 네가 매일 만나는 세상,

그 끄트머리

벼랑


그대, 세계와 손잡고 있는가?


자신 둘러싼 거대한 세계 찢어발기고

미지 향해 깃발 꽂고 있는가?

제 영혼 깊숙한 안뜰에

사과나무 하나 심고 있는가?


글자 배운 자,
지식세례 받은 자,
시인이라는 자부심 품은 자,


철학이라는 태도로
예술이라는 행위로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고민하는 자

바로 당신!

겸손이라는 가발* 뒤집어쓴 채

동굴 속에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


인간은 껍질 벗고 우화羽化*할 때

창 열고 담장 부수고 나아갈 때
우주로 발사될 때


비로소 생생하게 존재할 수 있다.

철학과 예술

그 궁극은 인류 구원


길 위에 우리 전율의 생 있다.









무엇을 위해 이렇게 날마다 진화해야 하느냐고? 무언가를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 이 고난, 이토록 뜨거운 길. 나아가지 않은 삶은 죽은 것. 아직도 배가 고픈가? 목이 타들어 가는가? 그저 살려고 나아가는 것이다. 살려고 기어가다 보면 어느덧 사막 건너게 되는 것이다. 걷자, 달리자, 날자.



*겸손이라는 가발: 거대담론이 거창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거대담론은 쑥스럽고 진리는 손발 오그라든다면 그대, 겸손이라는 가발 뒤집어쓴 것일지도 모른다. 가족 앞에서는 훌훌 벗어던질 수도 있는 그것. 가발 벗고 이야기해 보자. 솔직하게 터놓고 말하기로 하자. 세상에 곱고 평안한 삶만 있던가? 질곡 없는 삶이 있던가? 리더는 매 순간 죽음 뚫고 나아간다. 전우의 주검 넘고 넘어야 한다. 가깝게는 가장이 그렇다. 한 집안 책임지는 일은 숱한 죽음 관통하는 일이다. 일가를 경영하고 있지 않다면, 이 사회에 책임의식 없다면 발언권도 없는 것. 닥쳐!

*매트릭스: 우리가 사는 물질세계, 한바탕 꿈같은 세계, 깨어나지 않은 의식으로 보는 세계, 허구 세계. 쉽게 말해 현실 세계를 말한다. 라틴어로 '어머니'를 뜻하는 'mater'에서 유래한 단어. 영화 매트릭스(1999)를 계기로 일상 용어가 되었다.

*우화羽化: 1. 번데기가 날개 있는 엄지벌레로 변하는 것. 순화어는 날개돋이. 2. ‘우화등선羽化登仙’의 준말. 즉 날개 돋아나 신선 되는 것. ‘도가에서 도인이 지향하는 지점’을 뜻한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말한다. 지향할 필요 없다. 누구에게나 날개가 있다. 대신 사막 건너야 한다. 등뼈 찢어져야 한다. 날마다 죽음 뚫고 반 발작씩이라도 나아가야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날개 활짝 펼쳐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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