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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절대신비 Mar 26. 2024

네가 살아있다는 증거를 대라!

절대신비* 라는 장르

엄밀히 말하면 나의 일은 문학이 아니다.

시詩가 죽음의 강에 한 발 딛고 서 있다는 간증이고

소설이 한 세계 창조하는 일이라면

 

장르 없는 나의 글은

우주 질서 밝히고

그에 입각하여 세계가 나아갈 방향 제시하며

인류 혹은 ‘나’의 할 바 이야기하는 일이다.

 

혹은 우주 법칙 시작으로

그와 연결되어 있는 인간존재

그 무의식까지를 파헤치는 일이다.

최소한 본능에 잠식당하는

짐승은 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다.

 

우주는 격발 되었고

나는 이미 태어나버렸다.

그렇다면 한 번 살아보겠다는 것이다.

 

“우주는 어떻게 격발 되었는가?”

“세상에 나서 내 할 일은 무엇인가?”

 

고대에 ‘우주의 원리 아는 자’란

기하학을 이해하는 자였다.

어이없게도 피타고라스 시절 히파수스는

√2*라는 무리수 발견한 죄로

피타고라스 학파에 의해 죽임 당했다.

그들이 생각한 만물의 근원은 바로 자연수

 

무리수의 존재가 우주 비밀이라면

그 사실 최초로 발견하고 또 떠들어댄 게 죄라면

당시 그는 사형감이었다.

 

요즘 그 비밀은 양자역학 위시한 최첨단 과학이다.

철학은 -물론- 과학과 한 지점에서 만난다.

최종적으로 물리학에 수렴될 것이다.

요즘 과학자들이 그런 시도 하고 있다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한 듯하다.

공돌이 갈아 넣어 철학 완성하기란

난망인 까닭이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나는 우주 제1 관문인

엔트로피 증가 법칙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메타버스, 양자컴퓨터, 수소경제, 핵융합 시대에

양자역학 외면할 수 없다.

 

시나 소설, 수필, 시나리오 등에서는 쉽게 쓸 수 있는

사랑, 행복, 평화, 정의 같은

그 뜻 불분명하고 모호한 관념어

쓸 수 없는 것이다.

 

이로써 나는 ‘인간적’ 혹은 ‘겸손’ 같은

따뜻하고도 위선적인 단어와는

결별하게 된다.

 

대신 정확한 뜻이 있는 '과학어' 주로 쓴다.

가령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이나 양자역학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상호작용’이다.

 

우주는 ‘균형’과 ‘대칭’ 이루고 있으나

비대칭으로 치고 나아가는 방식으로 전진한다.

대칭, 비대칭, 밸런스는 물론이고

코어나 무게중심 같은 건조한 언어

쓸 수밖에 없다.

 

엔트로피 증가 법칙은 잘못된 명명이다.

엔트로피라는 단어처럼 멋들어지진 않지만

효율성 감소 법칙이 더 정확한 표현.

닫힌계에서 효율성은 언제나 0을 향해

힘차게 행진한다.

 

아마추어였던 10대 시절, 혹은 그 이전부터 나의 세계는

이런 생각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물론 의구심과 탐구심에 의한 것이었을 터

다섯 살쯤 서울 사당동 맨 꼭대기집에서 나는

세계와 나의 접점*에 대해 생각했다.

온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던 그곳은

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에 좋았다.

 

11살 때 하굣길에서는

건물과 길 다 지우고

내가 선 곳을 우주공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어떤 기준도 없이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과 그쪽으로 걸어가는 나를

우주미아로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가고 오는 것이 따로 없었다.

상대성 원리의 기본이 되는 전제다.

 

우주에는 상하좌우가 없다.

우주에서 보면 지구에서의 기준 모두 사라진다.

시간과 공간조차 없던 것이 된다.

빅뱅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 생의 의미 아주 간명해진다.

 

이 암흑과 주검으로 가득 찬 우주에서

잠시나마 생명으로 세계에 났다는 것은

기적 아닌가!

의미는 따로 있지 않다.

 

오로지 의미로 반짝이고 싶다는 강렬한 희구가

바로 의미로 반짝이는 삶 그 자체.

시시포스가 굴러 떨어진 바위를 밀어 올리려고

다시 내려오는 그 순간의 포즈와 정확히 같다.

우리가 의미를 찾을 때마다 의미는 섬광처럼 번쩍인다.

네가 의미를 잃어갈 때마다

의미의 비늘 하나씩 떨어져 내린다.

네 눈에서 빛이 사라져 간다.

 

오늘 우리 할 일이란 세계와 팽팽하게 연결되는 것.

매 순간 인간이라는 미션 수행하는 것!

가만히 앉아 과거로 퇴행하는 것은

인간 아닌 짐승의 길.

 

의미란 다름 아닌 부단한 존재증명이다.

그리하여 전체와의 연결 끊어지지 않는 것이다.

 

“당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를 대라!”

 

내 글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이런 도약 혹은 도발이

낯설고 당황스러울 수 있겠지만

우주 배경으로 한 사고실험에서는

극한의 법칙이 상식이다.

 

그물처럼 펼쳐진 탐구심

주섬주섬 당겨 응축하는 데에

결국 아주 오랜 시간 걸린 셈이다.

 

사유思惟가 내 전공이다.

나는 우주 법칙만을 궁구해왔다.

제도권 교육에서 배운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내 안에서 출렁거리는 에너지에 의해서였다.


말하건대 나의 일은 문학이 아니라

우주 비밀 까발리기다.


우주는 전진하므로

지칠 줄 모르므로

나의 에너지도 그만큼 오래 꿀렁거릴 것이다.




 *절대신비 : 필자의 SNS 필명이다.


*√2 : 1,4142135623 7309504880 1688724209 6980785696 7187537694. 제곱하면 2가 되는 무리수를 일컫는다. 제곱근2 또는 루트2라고 읽는다.
*접점: 엉겁결에 엄마와 떨어져 외갓집에 와서는 –나의 우주, 엄마와 떨어졌으므로 -세상과 떨어져 홀로 붕 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데 높은 곳에 서서 하늘 보니 구름 또한 그 어디에도 닿지 않고 둥둥 떠 있는 것 아닌가? “구름아! 너도 나와 같구나.” 그러다 다시 생각한다. “오, 접점이 없는 게 아니었구나. 대기와 닿아 있었구나. 세상 안에 있으니 나도 세상과 맞닿아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는 조금은 조숙한 에피소드.


*√2 : 1,4142135623 7309504880 1688724209 6980785696 7187537694. 제곱하면 2가 되는 무리수를 일컫는다. 제곱근2 또는 루트2라고 읽는다.


*접점: 엉겁결에 엄마와 떨어져 외갓집에 와서는 –나의 우주, 엄마와 떨어졌으므로 -세상과 떨어져 홀로 붕 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데 높은 곳에 서서 하늘 보니 구름 또한 그 어디에도 닿지 않고 둥둥 떠 있는 것 아닌가? “구름아! 너도 나와 같구나.” 그러다 다시 생각한다. “오, 접점이 없는 게 아니었구나. 대기와 닿아 있었구나. 세상 안에 있으니 나도 세상과 맞닿아 있는 거구나.”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는 조금은 조숙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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