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백건의 디자인 콘텐츠를 제작하며 느낀 점
마이크 타이슨이란 인물은 과거에 큰 명성을 떨쳤던 복싱 선수다. 때문에 다소 표현이 다소 거칠 수 있으나 굉장히 인상 깊은 명언이다. 나는 이 명언을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갖고 있다. 그 일을 해보기 전까지는'이라고 재해석하고 싶다.
어떤 일,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우리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해 꼼꼼하고 치밀한 전략을 세운다. 흠 없는 계획을 세우며 나름 철저히 준비한다. 이는 무슨 일을 하든지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설령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계획을 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자세와 태도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미국의 전쟁 영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계획대로 승리한 전투는 없지만, 계획 없이 승리한 전투도 없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사업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어떤 제품을 판매하기 전 최소한의 시장의 규모와 수요, 공급을 파악하고 어떤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할지 전략과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략과 계획이 아니다.
브랜드와 제품의 존재 이유, 그리고 본질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세페이지 제작 (기획 / 제품 촬영 / 디자인 등)과 BI, CI를 만드는 업을 하다 보니 가끔 깊은 고뇌에 빠질 때가 있다.
"이 제품은 정말 소비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제품일까?"
"이 제품은 과연 경쟁력이 있는 상품일까?"
"내가 이 브랜드를 운영한다면 어떤 USP를 잡아 마케팅을 해야 할까?"
조금이라도 더 의뢰사에게 도움이 되는 인사이트와 정보,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나도 모르게 주제넘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간혹 그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브랜드와 제품의 존재 이유가 불명확하거나, 경쟁력이 없거나, 상품의 본질이 우수하지 못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물론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시장 반응이 좋을 수 있고, 오랫동안 살아남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감정이 드는 것은 왜인가 싶다. 유입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 전략과 구매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상세페이지 제작 전략이 제품 판매의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작 과정에서는 제작사와 의뢰사 모드 시야와 관점이 좁아지게 되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제품의 본질이 좋으면 브랜드와 제품의 존재 이유는 시장과 소비자들이 이야기해 줄 것이고, 굳이 마케팅과 상세페이지에 힘을 쏟지 않아도 제품 판매는 보다 수월해질 것이다. 다만, 브랜드를 출시한 제조사/유통사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문제를 해결해 줄 혁신적인 제품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장 소비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양측의 이해관계를 좁혀 '진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을 찾아내는 것이 사업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다 보니 시장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제품을 개발하여 완성된 물건을 출시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험난한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브랜드의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계속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품을 출시하는 모습을 보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들이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조금 더 살기 좋게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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