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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선 Oct 02. 2022

23살에 7개월 동안 노가다를 했었다.

2017년 10월, 2년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무사히 전역했다. 나는 내가 다시 사회로 돌아왔을 때, 무엇을 하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과 오만함을 가지고 있었다. '군대'라는 나를 얽매는 틀이 사라졌으니 '나는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사업이 하고 싶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우리 집안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사업'밖에 없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역을 하자마자 나는 사업이 하고 싶었다. 남들이 나에게 '이제 전역했으니 뭐할 거야?'라고 물었을 때 나는 '사업할 거예요'라고 대답했다. '무슨 사업을 할 건데?'라고 물으면 나는 '모르겠어요'라고 무책임한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현실은 내 꿈과 이상과의 괴리가 있었다. 당장 돈이 없기 때문에 나는 친구의 도움으로 전역을 하자마자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알바를 시작했다. 나름 페이가 괜찮았다. 하지만 일에 흥미도, 재미도, 비전도 없었다. '이 일이 내가 사업을 하는데 무슨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하니 일에 대한 동기도 떨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기아자동차라는 대기업 제조/공장 라인 시스템을 보고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었는데, 나의 통찰/지혜/생각의 부족과 이를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다. 



일에 대한 동기가 떨어진 나는 기아자동차 알바를 2개월 정도 하고 난 뒤에 그만뒀다. '사업을 하겠다'는 꿈은 어느새 현실에 밀려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돈이라도 많이 벌어보자'라는 생각 때문에 노가다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군대를 가기 전에 용접을 배웠었다. 용접은 돈을 많이 받는 기술직으로 유명하다. 자동차 공장 알바를 그만두고, 친구 아버지한테 7개월 동안 현장에서 용접을 배웠다. 나는 7개월 동안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해서, 5시에 차를 얻어 타서 출근했다. 6시에 현장에 도착해 아침밥을 먹고 7시에 일을 시작했다. 



나의 출근터는 담배를 입에 물고, 먼지가 가득한 옷을 입고, 아침 7시에 현장에 오는 40~50대 아저씨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정말 슬픈 것은 23살이란 젊은 나이에 나도 비슷한 모습으로 그 속에 있었다는 것이다. 또래 친구들은 대학 생활을 하면서 나름 '청춘'을 보내고 있었는데 나는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당시에는 너무 힘들고 우울했다. 나는 '사업'이라는 멋진 꿈을 꾸고 있는 젊은 청춘인데, 현실의 내 모습은 23살에 노가다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화장실에 가면 얼굴에 먼지가 가득하게 쌓이고 마스크 자국으로 눌린 내 얼굴을 바라보면 그보다 자존감이 낮아질 때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속에서도 절대 좌절하진 않았다. 오히려 열악한 환경은 나를 더 악기바리로 만들어줬다. 나는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유튜브에 '성공하는 방법', '사업하는 방법', '동기부여', '사업가', '세바시'등을 검색하며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당시에 나는 6개월 동안 유튜브에 올라온 성공에 관련된 모든 영상을 보고 들으며 노트에 기록했다. 



<노트 영상>

https://blog.naver.com/djqan0111/222458696624



그리고 집요하게 영상을 보고 정리한 끝에 드디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 공통점을 발견하고 난 뒤에 나는 '나도 이것을 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독서였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독서'를 했다는 것을 나는 6개월 간의 기록 끝에 발견할 수 있었다. 나에게 누가 '책을 읽으면 성공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했다면 나는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핍에서 나오는 동기로 인해 나 스스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찾은 성공 대안이 '독서'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18년부터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부의 추월차선'등 유명한 서적을 모조리 구매해서 읽었다. 나는 '책을 읽어도 지금 당장 내 삶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읽었고, 꾸준히 읽는다면 나도 반드시 성공할 수 있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4년째 책을 읽고 있고 지금은 65평 수준의 사무실에서 9명의 구성원들을 이끌며 사업을 하고 있다. 지금 나에게 독서는 하나의 습관이 되었고, 이제 매일매일 하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낄 정도의 생활 루틴이 되어버렸다. 



간혹 사람들이 '책을 읽어도 바뀌는 게 없던데요?'라고 이야기한다. 정작 바뀌지 않는 모든 이유와 원인은 본인에게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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