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으로부터 카톡 왔다.
모친간병에 대한 의견수렴이다.
'저녁은 드시고 계십니까?'
엄니 간병도 열과 성을 다하여 벌써
2년 차 반이 지났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시고 계십니다.
아시다시피 소변줄을 해도 신장에
문제가 있어서 이물질이 생기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열심히 효도 잘하고 있고 엄니도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이쯤 다른 방법도 생각해 보셔도
서로 서운할 것은 없지만,
엄니 입장은 서운할 수 있지만
우리도 살아야 합니다.
한번 만나서 의논했으면 좋겠습니다.
엄니한테도 우리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병원에
가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시고 의견 나누시고
의논했으면 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화답은 즉각 이루어졌다.
그동안 부친 의중 파악하느냐 눈치눈치.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 것인가.
일전 형님이 의견제시.
여동생이 상황설명. 부친의 긍정 찬성.
급물살 탔다.
가정 간호사 통해 주변 요양원 타진.
가정간병간호사 혈액채취, 결과는 하루 이후.
요양원 입소에 따른 서류 작성.
주 간병인의 간병치 못한 의사소견서 첨부.
요양등급 결과 3주 소요된다고.
일사천리 진행.
여동생이 요양원 입소에 따른 준비물 챙긴다.
의복 간편 옷 복용약 등등.
저녁식사자리. 서로가 먹먹.
부친은 막상 승낙했지만 허전.
말이 없으시고 식사량도 평소와 다르시다.
그렇다. 평생 살아온 지기를
보낸다는 생각은 먹먹해질 수밖에.
그 마음은 당사자만 알 뿐!
언젠가 육신을 벗고 가야 할 삶.
천년만년 동고동락 할 것 같은 삶.
지지고 볶고 살아갈 때는 모른다.
자식 키우고 먹고살기 위해 전력투구하기
바쁜 나날들.
머 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승리를 향한 질주는 작은 바닥모퉁이 돌에
전차가 한 번 뒤집히면서 알게 되리라.
영원할 것 같은 삶도
황혼 햇살이 비치면 알게 되리라.
생로병사.
생~ 노~~ 병~~~~~~~~사!
삶은 길고도 짧다. 생은 짧고 노년은 길다.
병든 삶은 정신을 헤쳐놓고
육신을 갈기갈기 흩어놓는다.
부친이 마지막소찬 마련 하신다.
김밥말이. 손수 쌀밥 얹혀 김 잘라 만드셨다.
물김치 물과 김밥을 소반에 받쳐 내민다.
평생 자식 남편수발 하느냐 깊은 병이 찾아와,
이제는 헤어져 요양원 보내야 하시는 심정.
그 마음은 당사자만이 아실 게다
미운 정 고운 정.
알 살스럽게 살아온 나날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그렇게 삶은 가고
새롭게 태어나고 이어간다.
올초 시집간 딸아이가 카톡 보내왔다.
꼬물꼬물 태아영상이다.
삶이란 윤회 같다고 느껴진다.
한편에서 해를 보고 뜬다 하고,
다른편에서는 석양보며 진다한다.
같은 태양. 다만 관점이 다를 뿐!
죽음이란 새롭게 잉태하는 또 다른 삶을
준비하는 과정 아닐까.
리처드도킨슨은 이기적 유전자에서
이렇게 말했다.
'닭은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도구'일뿐이라고.
인간도 매양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