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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를 바탕으로 받게 되는 선물

2013년 월명의 숨 쉬는 인물, 지역특성화문화예술교육을 마치고


대상자가 어르신들이다 보니 어르신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바라봐야 하는 무거운 현실과 마주해야 했던 것 같다.

외로움, 가난, 소외, 무료함, 아픔.

세월과 함께 순리대로 얻어진 것뿐인데.

어르신들은 그 ‘늙음’이라는 이유로 자기 자신과의 소통도, 가족, 친구, 이웃과의 연결도 서서히 막혀가는 것 같았다. 

우리의 미래, 그러한 우리의 미래들이 이렇듯 외로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미리 지켜보게 된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우리는 애써 외면하지만 그것 또한 힘든 일이다.      

그러한 점에서 보면 문화예술교육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마음의 다리와 같은 것 같다.     

다행히 그러한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기회를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웃과 소통하는 계기를 마련해 드리고, 본인이 삶의 주인공이고 문화의 주체자임을 알 수 있게 만들어 드렸던 것 같다. 

사실 처음엔 낯선 이의 방문을 그다지 흔쾌하게만은 바라보지 않으셨던 것 같다. ‘왜 왔을까?’ 

하지만 어르신들과 약속을 지켜가면서 서서히 다가가니 먼저 와락 안아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2년 연속 군산의 어르신들과 문화예술교육을 하였다.

때로는 왜 노인일까? 

다른 대상들처럼 쉽게 우리의 의견을 받아주시지 않으시고 고집도 있으신데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본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수시로 해야 했다.

우리에게는 많은 어머님, 아버님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프로그램이 있는 날에는 기다리시는 어머님들이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시곤 한다.  

배가 불러도 맛있게 또 먹게 된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도 무지 힘들다. 몇 번이나 다시 앉아야 한다.

‘커피라도 마셔야지. 선상님 벌써 갈라고?’ 커피는 꼭 마셔야 한다. 그것은 뭐라도 주시고 싶은 어르신들의 마음의 선물이다.

‘한 번 안아보게. 나도 나도’ 선생님들이 이곳을 찾아오는 천사 같으신가 보다.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어.’ 매일매일 보고 싶다고 하신다. 

다시 일어나려면 ‘왜 이렇게 일찍 가?’

마치 젖먹이 아이를 두고 나오는 사람 같기만 하다.      

그렇다. 문화가 무엇인지, 예술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 문화라는 것은 우리가 만드는 것이고, 예술이라는 것은 마음을 여는 소통의 기회이고 교육이란 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받게 되는 선물인 것 같다.     

올 한 해도 많은 감사의 선물을 받게 된 것 같다.     

어머님, 아버님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2013년 프로그램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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